"성추행 방지 매뉴얼까지"…서울대 수의대생, 성추행 교수 사퇴 촉구

수의대 H교수, 지도 학생 3년간 성추행
“H교수 옆에 남학생만 앉혀라” 매뉴얼도
“수의대 학장단, 사태해결 소극적” 비판
H교수, 2학기부터 다시 수업 맡을 수도
전국 수의대생 1089명 "조속히 해결해야"
  • 등록 2018-05-31 오후 1:22:46

    수정 2018-05-31 오후 1:22:46

서울대 수의대 H교수 성폭력 사건 위드유 연대와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생회가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3년간 상습 성추행을 저지른 H교수의 사퇴를 촉구했다.(사진=조해영 기자)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H교수가 더듬고 주무르던 그 손과 장소, 그때의 감정들이 소름 끼치게 생생합니다.” (성추행 피해자 A씨)

사회학과 H교수의 갑질과 성추행 징계를 두고 논란 중인 서울대에서 또 한 번 성추행 고발이 나왔다. 서울대 수의대생 등으로 이뤄진 ‘서울대 수의대 H교수 성폭력 사건 위드유 연대(수의대 연대)’와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생회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3년간 상습적으로 학생들을 성추행한 서울대 수의대 H교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H교수 옆자리엔 남학생만 앉혀라”…‘대응 매뉴얼’까지

수의대 연대와 학생회에 따르면 H교수는 자신이 지도하던 동아리 학생들을 3년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H교수는 동아리 술자리에서 자신의 옆에 앉은 학생의 허벅지를 만지거나 술에 취한 학생의 볼에 입을 맞추고 옷 안으로 손을 넣는 등의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H교수의 성추행에 수의대 학생들 사이에는 일종의 ‘대응 매뉴얼’까지 있었다. 위드유 연대와 학생회는 “H교수의 옆자리엔 남학생만 앉혀야 한다는 대응 매뉴얼이 있다는 사실이 학생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 중 한 명인 A씨는 “처음 성추행을 당하고 선배들에게 도움을 구했더니 ‘그 교수는 원래 그렇다’는 말을 들었다”며 “네가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 문제 제기를 하기가 더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수의대 연대 심재윤씨는 “규모가 작고 폐쇄적인 수의대 안에서 사건이 끝나길 바라며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의대 연대는 “지난 4월부터 사건 해결을 위해 교수와 학생이 만나는 자리를 제안했지만 논의가 번번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지난 2일에는 학생들이 교수회의에 참석해 학생요구안을 전달하고 토론할 예정이었지만 학생들의 단체 참여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수의대 연대는 “수의대 학장인 우희종 교수는 이 사건이 전형적인 ‘미투’와는 다르다며 ‘미투 감별’을 했고 이미 학장단에서 정리된 문제라 다시 조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H교수 여전히 대학원 강의 중…“자발적으로 사퇴해야”

현재 H교수는 해당 동아리 지도교수직에서 물러난 후 학부 수업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원 수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대 연대는 “H교수의 2학기 학부 수업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H교수의 수업을 앞둔 수의대 학생들은 불안과 위협을 느끼고 있다. H교수는 자발적으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국의 수의대생 1089명의 연서명 발표도 이뤄졌다. 학생들은 연셔명에서 “H교수의 자진사퇴와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수의대 연대와 학생회는 기자회견 후 H교수의 사퇴 요구서를 H교수에게 보낼 예정이다.

H교수의 상습 성추행은 지난달 11일 서울대저널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H교수는 서울대저널에 보낸 메일에서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문제제기가 있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하고 있다”며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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