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IPO 돌연 연기…한파 몰아치는 공모시장

  • 등록 2016-10-10 오후 3:05:19

    수정 2016-10-12 오전 8:04:18

[이데일리 이재호 신상건 기자] 두산밥캣이 기업공개(IPO·상장) 일정을 갑작스레 뒤로 미뤘다. 두산밥캣이 두산그룹의 재무위험을 떨어낼 마지막 열쇠로 평가돼온 만큼 그룹 재무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호텔롯데에 이어 두산밥캣까지 대어(大魚)들의 상장 일정이 꼬이면서 IPO시장에 몰아치고 있는 한파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내달 17일로 상장 미뤄…“공모규모 1조원대로 축소될 듯”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두산밥캣은 현재 진행 중인 IPO를 증권신고서 수정 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예정됐던 IPO도 일정 연기도 불가피하게 됐다. 두산밥캣은 증권신고서와 공모규모를 줄인 뒤 다음달 17일에 재상장할 예정이다.

두산밥캣이 IPO일정을 미룬 이유는 지난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 밴드 하단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IPO를 통해 총 4898만1125주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희망공모가는 4만1000~5만원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대부분이 공모가 하단인 4만1000원을 밑돌거나 하단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두산밥캣이 IPO를 진행하기 전부터 공모가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많았다. 국내 기계업종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12~13배가 일반적이지만 두산밥캣은 해외업체 실적과 주가를 비교대상으로 삼아 PER을 18.1∼22.1배로 높이 매겼다. 두산밥캣은 북미 소형건설기계시장에 50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등 대부분 사업장(전세계 20개 국가, 31개 법인)이 해외에 있는데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이 연평균 24.7%에 달하는 등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를 기록한 만큼 공모가와 공모규모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두산밥캣은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빼는 방향으로 공모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두산밥캣의 FI는 총 7곳인데 이중 2곳이 두산밥캣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갤럭시제일차유한회사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머큐리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한 곳이다. 또 GB-DIBH사모투자증권신탁1호의 경우 두산인프라코어 보유지분이 99%로 이 두 회사를 포함한 FI 지분을 빼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공모규모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 FI들의 지분 80%를 빼고 구주매출을 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공모규모는 1조3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PO를 위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기존 대주주와 FI 지분만 구주매출로 나온다는 점에서 시장이 이들의 자금회수를 위한 들러리밖에 안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기회로 시장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IPO시장 악화일로…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일정 늦출수도

두산밥캣이 향후 IPO시장 향배를 점칠 수 있는 가늠자로 여겨졌던 만큼 IPO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기대를 모으며 IPO를 진행했던 자이글을 비롯해 화승엔터프라이즈, LS전선아시아 등도 공모가를 밑돌면서 시장 분위기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두산밥캣이 다음달로 일정을 늦춘 탓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시기에 IPO시장 `빅2`가 동시에 IPO를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모규모는 최대 2조2500억원으로 희망공모가는 11만3000~13만6000원이다. 상장후 시가총액은 7조5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번 공모에서 신주 1102만7558주를 발행하고 삼성전자가 보유한 지분을 551만3744주를 처분한다. 삼성물산은 구주매출을 진행하지 않으며 11월 2~3일 청약 접수후 11월 중순쯤 상장이 예상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이 상장 일정을 연기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일정 조정 가능성도 엿보인다”며 “기업들의 잇따른 공모 실패로 시장 불안감도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밥캣의 IPO 흥행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그룹 자금조달 계획과 두산인프라코어 신용도에도 비상등이 켜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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