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렸는데 빚 왜 늘어…"시장금리, 덜 긴축 vs 금융당국 창구 지도 탓"

8월 24일 금통위 의사록 공개
"빚 증가에도 성장은 둔화…레버리지 확대, 통화정책 제약"
한은 "민간부채 성장 제약하지 않을 때까지 긴축해야"
디레버리징시 '경기위축' 우려 등도 제기
  • 등록 2023-09-12 오후 6:58:37

    수정 2023-09-12 오후 6:58:37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 1월까지 기준금리를 1년 반 동안 무려 3%포인트나 올렸음에도 왜 가계·기업 등 민간부채가 증가했는지를 두고 금통위원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12일 한은이 공개한 ‘8월 24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우리나라가 주요국에 비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이른 시기에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부문의 현금 및 예금 보유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을 볼 때 시장금리 수준이 정책 의도보다 긴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관련 부서는 “현 정책금리는 중립금리에 비해 소폭 높은 긴축적 수준으로 추정됨에 따라 여타 요인이 가계부문의 행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안정된 이후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등의 주요국과 달리 우리나라 매크로 레버리지는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며 “정부부문 부채 증가세가 다소 확대된 가운데 가계, 기업 등 민간 부문 부채가 성장과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누증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팬데믹 이후 나타난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주요 선진국과 대체로 동조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여타 정책은 팬데믹 안정화를 계기로 주요 지원을 종료한 주요국과 달리 취약 부문 등에 대한 금융지원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동산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과 정책 대응의 차이에도 일정 부분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즉, 위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등의 증가 원인을 통화정책에서 찾는 반면 한은은 통화정책 외적 요인에서 찾고 있다.

또 다른 위원은 “금융당국의 감독과 지도 등 금융정책과 금융기관 대출 행태간의 상호작용, 금융기관 내부 리스크 관리 관행, 경제주체들의 부채 접권성에 대한 기대 등이 대출의 공급과 수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 등을 지적하면서 은행들은 예금,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 주력한 바 있다.

취약부문에 대한 재정지원,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디레버리징을 저해했을 가능성을 한은은 언급했지만 다른 위원은 취약부문에 대한 재정 지원이 충분치 못해 민간 부문 부채가 확대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민간부채 등이 급증한 원인에 대한 진단이 제각각이지만 레버리지가 확대된 현재 상황이 경기나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의견에는 대체로 공감했다.

한 위원은 “레버리지가 계속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둔화되는 현 상황을 볼 때 레버리지 확대가 결국 통화정책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거시정책 조합은 전체 매크로 레버리지가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되도록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민간 부문 부채가 중장기 성장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레버리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레버리지의 구성 및 내용을 살펴보면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늘어났다”며 “디레버리징 진행시 경기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은 “주요국의 디레버리징의 경우 예기치 못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일부 작용한 면도 있으므로 국가간 비교시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