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팔린 머지포인트 판매중단, 오픈마켓 책임은?

머지포인트 11일 돌연 사업중단 후 환불 공지
지난 2년간 최소 1000억원 이상 판매
오픈마켓 판매수수료 수익만 수십억 추산
상품권 판매자 파산하면 소비자만 피해…사실상 대책 없어
  • 등록 2021-08-12 오후 3:05:36

    수정 2021-08-12 오후 4:54:02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포인트 충전을 통해 이용자에게 20% 할인혜택을 제공했던 머지포인트(머지머니)가 돌연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판매를 담당했던 오픈마켓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G마켓, 옥션, 티몬, 위메프, 11번가 등 오픈마켓이 머지포인트 판매를 통해 수십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기 때문이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위메프, 11번가, G마켓, 티몬 머지포인트 판매 사진(사진=각 사)
12일 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는 최근 전자금융사업자 라이선스없이 모바일 상품권 발행 등을 했다는 논란이 빚어지면서 지난 11일 사업을 중단했다. 법적으로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을 발행하는 업무를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에 등록을 해야한다. 그러나 머지포인트는 2년간 전자금융업 사업자 등록이 아닌 상품권발행업만 등록한 상태로 영업해왔다.

머지포인트는 6만 5000여개 프랜차이즈와 이마트, 하이마트 등 대형마트, CU·GS25 등 편의점까지 사용이 가능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난 2년간 시중에 1000억원 이상 판매됐다. 지난 6월 기준 사업자 발행액만 400억원이며 누적회원도 100만명, 일일 평균 앱 접속자수도 20만명이다.

이같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오픈마켓과 수많은 가맹점에 있다. 오픈마켓 입장에서 상품권은 재고나 배송 관리가 전혀없이 무한대로 팔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이다. 즉 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머지포인트와 수수료 수익을 추구하는 오픈마켓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사용자는 단기간에 폭증했다. 외식업체에 대형마트, 편의점까지 가맹점으로 확보해 신뢰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50만원권 머지포인트 상품권까지 발급되는 등 점점 발행규모도 커져가고 있던 차였다. 오픈마켓은 일반적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는 회사로부터 3~10% 수수료를 받는다. 이에 3%만 감안하더라도 오픈마켓의 수익은 최소 3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머지포인트는 순차적으로 소비자에게 환불을 해주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재원과 비즈니스 능력이 부족한 머지포인트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상을 제대로 해줄 지는 의문이다. 이번 사태로 신뢰까지 잃어 투자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환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늘 수 있다.

이같이 사태를 키운것은 오픈마켓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 오픈마켓은 중개자 역할로 판매자의 물건에 대해 책임을 지지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전자금융업 라이선스도 없는 업체를 수많은 오픈마켓이 한 군데도 검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머지포인트는 지류형 상품권 표준약관이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따라 명시해야 하는 지급보증 여부에 대해서도 게재하지 않았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 인기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대다수 이커머스가 머지포인트 판매를 도와준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고, 머지포인트에서도 최초에 문제가 없다고 했기 때문에 검증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유형 상품권은 각종 선물과 구매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매년 시장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1조 2016억원의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2019년 3조 3239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처럼 신유형 상품권 시장이 커진 것은 오픈마켓 이용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까지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품권 발행사 파산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이나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최소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오픈마켓은 통신판매 중개업자로 판매에 책임이 없기 때문에 제재할 수 없다”며 “아직까지 관련 내용을 방지할 수 있는 법안도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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