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장중 연고점 턱밑까지…"1350원 저항선, 中 상황 지켜봐야"

원·달러 환율, 장중 연고점 턱밑까지…"1350원 저항선, 中 상황 지켜봐야"
中 비구이위안 디폴트 우려, 亞 '통화·증시' 강타
원·달러 환율 1336.9원 마감
장중 1341.0원…위기감 고조
추경호 "쏠림현상 땐 안정 조치"
코스피 1.76%·코스닥 2.59% 하락
日·中 증시...
  • 등록 2023-08-16 오후 7:44:33

    수정 2023-08-16 오후 8:16:5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중국판 금융위기 우려가 아시아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중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 크게 악화하는 가운데 부동산 업체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까지 커지고 있다. 위안화, 엔화는 소폭 반등했지만, 원화는 지난 15일 광복절 휴장으로 중국발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급락했다.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등도 약세였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1~2%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41.0원까지 올라 연 고점(1343.0원)과는 불과 2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1350원이 환율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중국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봤다. 환율이 연고점에 다다르면서 외환당국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쏠림시 적절한 시장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AFP)
◇ 亞 통화, 연중 최고점 가깝거나 경신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0.9원)보다 6원 오른 1336.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5월 17일(1337.2원) 이후 석 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장중에는 1341.0원까지 올라 5월 17일 기록했던 연 고점(1343.0원) 턱밑까지 올랐다.

이날 원화 뿐 아니라 주요 아시아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위안화, 엔화는 장중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는 듯 했으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달러·위안 환율과 달러·엔 환율이 각각 7.31위안, 145엔대에서 강보합권 장세를 보이며 전일 급락을 일부 회복했다. 반면 호주달러, 뉴질랜드 달러는 달러 대비 각각 64센트, 60센트 수준으로 떨어지며 작년 11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작년 11월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려 마지막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때였다. 달러인덱스도 103선 초반대로 올라 한 달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등 G2의 경기 향방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기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가 지지되는 반면, 중국은 수출·내수 지표 악화에 부동산업계의 연쇄 디폴트 위기감이 부각되며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당국의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급등세와 관련해 “한쪽으로 불안 심리가 과도해져서 쏠림현상이 있을 때 적절한 시장안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도 이날 “외환시장 동향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움직임에 대해선 적절한 대응을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76%(45.23포인트), 2.59%(23.39포인트) 하락하며 2525.64, 878.2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두 시장에서 각각 14억원, 16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다. 외국인 코스피 시장 매도세는 장중 1000억원대 순매도세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1%대씩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 미만의 하락세를 보였다.

출처: 마켓포인트
환율, 1350원이 저항선…“中 리스크 어떻게 번질지 지켜봐야”

외환시장 등 주요 금융시장이 중국발 악재에 민감해진 상황에서 중국발 이슈가 잠잠해질 때까진 환율 추가 상승이 불파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환율이 떨어질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며 “1350원이 단기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중국의 내·외수 부진과 부동산 디폴트 이슈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2개월 만에 0.15%포인트 추가 인하했지만 이 정도 조치로는 시장의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 이슈는 2년 전 헝다(에버그랜드) 때보다 충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비구이위안은 헝다보다 프로젝트 규모가 4배나 큰 데다, 지방의 소규모 주택들과의 연관성도 높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의 70대 도시 신규주택 가격 지수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0.1% 하락해 올 들어 첫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특단의 조치를 내놓지 않는 한, 현재의 위안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원화의 약세 지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하반기 대(對)중국 수출 회복을 노리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이런 전망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말 기준 평균 1.9%로 전달(2.0%)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정부도 중국의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부동산 업체의 어려움이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중국 당국, 중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며 “상저하고(上低下高) 경기 전망에는 변화가 없지만 중국 경제 등 외생변수가 장기화되고 그 영향력이 커지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성장 전망을 수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환율도 이에 따라 춤을 출 전망이다. 박상현 전문위원은 “중국 상황이 심각해지면 환율은 1400원도 갈 수 있지만 중국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를 바꿔준다면 환율은 1300원 이하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국 수요 회복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커지는 낙관적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원화 자산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환율은 13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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