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사흘간 뜻밖의 휴가…그러나 갈곳이 없다

  • 등록 2015-08-13 오후 4:06:29

    수정 2015-08-16 오후 7:02:02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직장인 조일현(35) 씨. 14일 임시공휴일을 맞아 가족과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광복절인 15일과 일요일인 16일까지 3일간의 뜻밖의 휴가가 생겼기 때문. 하지만 부산여행은 포기하고 당일치기로 가까운 테마파크에 다녀오기로 했다. 기차는 물론 항공은 예약은 꽉 찼고, 호텔이나 리조트, 콘도 등 빈방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14일 임시공휴일을 맞아 국내에서 ‘뜻밖의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이 정작 갈 곳을 잃었다. 특히 유명 관광지에선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혹여 방이 있어도 여름휴가기간이라 가격이 만만치 않다. 또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예상돼 이동조차 쉽지 않다. 정부는 내수경제활성화와 지역경제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국내 휴가를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휴가철 북적이는 인파에 갈 곳이 없는 형국이다. 바가지요금도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어 여행자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이번 공휴일 지정으로 국민은 최대 3일간의 휴가를 ‘명’받았다. 하지만 공짜는 아니다. 수행해야 할 목표가 있다. 국내로 여행을 가서 내수를 살려내는 거다.

정부의 당근책도 있다. 14일 하루 동안 전국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면제다. 하이패스 차로는 요금징수시스템을 정비한 뒤 통행료를 면제하는 방식이고, 일반인은 수납원에게 통행권만 제시하면 무료로 통과할 수 있다. 기차나 항공, 시외버스 등은 이미 예약이 끝나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데 따른 조치다.

무료개방 시설도 늘렸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 등 15개 시설과 41개 국립자연휴양림, 국립현대미술관이 사흘(14~16일)간 무료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운동장, 강당, 회의실 등도 무료로 개방한다.

코레일은 철도여행상품인 만28세 이하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내일로’를 오는 31일까지 50% 할인하기로 했다. 28세 이하 중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는 무료로 제공한다. 서해바다열차도 14~16일 상·하행 각 10회씩 하루 총 20회 운행한다.

이 같은 정부의 ‘강제휴가’가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정부가 14일을 발표한 지난 4일 하룻동안 국내선 항공예약은 전날보다 85% 증가했고, 국내여행상품 예약률은 166%, 국내숙박 예약률은 133%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 담당자는 “4일 단 하룻동안 국내숙박 거래액이 무려 1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었다면서 “인터파크 사상 일 거래액 역대 최고기록을 넘어선 수치”라고 말했다.

테마파크나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등도 반색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휴가철이라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연일 입장객이 만원이지만 그래도 휴일이 늘어나면 입장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일부 리조트나 호텔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미 여름 성수기라 빈방이 없어 이번 임시공휴일로 얻을 이익이 별로 거의 없다는 게다. 일부 리조트나 호텔 측에서는 “이미 여름 성수기라 빈방이 없어 추가예약을 받을 수 없어 거의 영향이 없다”고 했다.

관광업계 전문가들은 임시공휴일 지정이 단기적인 내수 진작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국내여행은 각 지역별 특색 없이 비슷한 모습의 여행지만 있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이 협력해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생활과 관광이 융합된 여행지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관광으로 인한 내수경제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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