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이 남자, 농사짓듯 BMW 2천대 판매 비결은?

[인터뷰]코오롱모터스 BMW 부산전시장 김정환 부장
  • 등록 2016-04-14 오후 3:19:13

    수정 2016-04-14 오후 5:04:49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그저 농사짓듯 했어요” BMW 판매사(딜러) 코오롱모터스의 김정환(46세) 부장은 지난해 11월 개인 누적판매량 2000대를 넘어섰다. 2000년 입사 후 약 15년 만이다. 수입차 영업사원 중 최초다. 대당 판매가격을 고려하면 국산차 판매왕인 임희성 현대차 부장(충남 공주지점)이 비슷한 기간 4000여대를 판 것과 견줘봐도 엄청난 숫자다.

지난해 11월 수입차 영업사원 최초로 누적판매량 2000대를 돌파한 BMW 부산전시장(코오롱모터스)의 김정환 부장. 김형욱 기자
지난 12일 BMW코리아 주최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그에게 ‘판매왕 비결’을 물었다. 김 부장은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시는데 정말 특별한 게 없어요”라며 웃었다.

입문 초창기 선배가 시키는 대로만 했다. 농사꾼이 일이 있든 없든 밭에 나가듯 매일 정시 출근해서 고객 접점을 체크했다. 매일매일 전화하고 우편(DM)을 발송했다.

이 패턴은 지난 15년 동안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필요에 의해 약간씩 바뀌었을 뿐이다. 고객이 하나둘 늘어날 즈음부터는 고객 차량정비 때문에 서비스센터를 들르는 일정이 더해졌다. 7년 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개인 비서까지 고용했다. 고객은 자꾸 늘어나는데 ‘사고든, 타이어 펑크든, 연락 달라’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려니 혼자로는 버거웠다.

지금은 크고 작은 일로 연락하는 단골 손님이 약 1000명이다. 사무실을 지키며 기존 고객의 전화를 받고, 여기저기서 소개받고 온 방문객에게 견적을 내 주는 것만으로 일과가 빠듯하다.

김 부장은 실제 여느 수입차 영업사원과 조금 달랐다. 경상도 남자지만 말이 빠르지 않았다. 능변가는 더더욱 아니었다. 영업사원이 된 것도 큰돈을 벌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대구에서 일하다가 부산에 가고 싶어서 옮기다 보니 이 일을 하게 됐다. 심지어는 내성적이다. 그는 “첫 5개월 동안 차를 한 대도 못 팔았어요”라며 웃었다.

그래도 꾸준히 할 일을 하다 보니 첫 고객이 나타났다. BMW 3시리즈였다. 그는 이 고객에게 ‘이 차를 타는 동안 저는 계속 이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차와 관련해 무슨 일이 생기든 연락 달라고도 했다. 그리고 그는 이를 지켰다. 첫 고객과는 아직도 연락한다.

이게 시작이었다. 그는 입문 이듬해인 2001년 혼자서 서른 대를 팔았다. 당시 연간 국내 BMW 판매량은 1600대, 수입차 전체로도 4000여대일 때였다. 보통은 한 전시장에서 네댓 명이 열 대씩 팔았다.

때마침 수입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0년 4000여대이던 시장이 2010년 이후 10만대, 20만대까지 급격히 늘었다. 그도 매년 혼자서 300대 이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비서를 고용한 것도 이맘때다.

그의 영업방식은 농사꾼처럼 꾸준히 해 온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셈이다. 그 자체가 변화를 싫어한다. 여전히 016 피쳐폰을 쓴다. 그 흔한 SNS도 안 한다.

그는 이제 BMW 판매왕이 아니다. 지난해 판매량 194대. 여전히 많지만 1위는 아니다. 오래 일할 생각을 하니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까진 주말도 없었다. 바쁘게 일만 하다 보니 결혼 시기도 놓쳤다.

그는 그래서 주말엔 제주나 남해 등지로 땅을 볼 겸 여행을 다니는 취미를 가졌다. 재테크도 재테크지만 좋은 바닷가에 별장을 하나 마련해 전원생활을 즐기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수입차 판매사원 후배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재차 ‘인내’를 강조했다. 국내 모든 영업직군은 성과급이 높은 대신 기본급이 낮다. 자동차 영업도 마찬가지다. 1년 내 관두는 비율이 3분의 1이 넘는다. 그는 “정말 이 일이 하고 싶다면 최소 3년은 버텨야 한다. 주위를 봐도 3~5년이 지나면 분명히 답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수입차 영업사원 최초로 누적판매량 2000대를 돌파한 BMW 부산전시장(코오롱모터스)의 김정환 부장.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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