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은 지난해에도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아 결국 철회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고 항공업계가 빙하기에 접어든 시기였다. 대형항공사는 화물 운송 부문 호조로 그나마 버텼지만 국제선 여객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LCC는 생사기로에 놓였다.
티웨이항공 역시 2019년 연결 기준 8104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20년 2692억원, 작년 2144억원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192억원 손실에 그쳤지만 2020년 1783억원, 작년 1483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우면서 부분 잠식에까지 빠졌다.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은 710억8900만원인 반면 자본총계는 473억4100만원으로 자본잠식률 33.4%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910억원은 항공기 리스료·유류비·정비료 등 운영비로 사용하고 300억원은 지난달 24일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으로부터 빌린 300억원을 상환하는데 쓸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리오프닝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달 21일부터 해외서 입국한 후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그동안 눌려있던 해외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3월 한달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인원은 20만9365명으로 전월 14만5592명에 비해 43.8% 늘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22% 증가했다.
지난 2월 유상증자를 결의했을 때만해도 성공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대주주들이 잇달아 참여를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호전된 면도 있다. 특히 2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인수한데 이어 이번 유상증자에서도 217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JKL파트너스 관계자는 “다른 항공사에 비해 티웨이는 대주주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유상증자에 주요 주주가 적극 참여하면서 실권주가 발생하지 않았으니 이같은 논란도 잠잠해질 것”이라며 “항공사는 전형적인 선수금 비즈니스기 때문에 이제 자금이 문제가 아니라 항공수요와 유가, 환율에 어떻게 대처하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