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세계 각국 이동통신망에 몰래 접근할 수 있다고 11일(현지시각) 보도하자 화웨이가 공식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 “화웨이, 백도어로 첩보활동한다”
WSJ는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화웨이가 사법 당국을 위해 고안된 ‘백도어’(back door)를 이용해 이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첩보활동 결과 화웨이가 이런 비밀 능력을 10년 전부터 지니고 있었고, 미국은 이러한 화웨이 관련 사안을 고급 기밀로 관리해오다가 지난해 연말 영국과 독일 등 동맹들에 그 세부사항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비밀리에 자사의 네트워크 접근 능력을 보존하는 장비를 만들었으며, 이는 통신사 모르게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정보는 제시하지 않았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화웨이가 전 세계에서 유지하고 파는 시스템에서 민감한 개인 정보에 비밀리에 접근할 수 있다는 증거를 우리는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화웨이는 적반하장이라며 증거가 있으면 제시하라고 미국을 압박했다.
화웨이는 과거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의 폭로에서 보듯, 미국은 아주 오랫동안 다른 나라를 염탐하며 전 세계 통신망에 은밀하게 접속한 바 있다며, 특히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암호장비 회사를 통해 수십 년간 다른 국가의 기밀을 수집해 왔다는 이번 주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도 추가 증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화웨이는 여타 모든 장비공급사와 마찬가지로 3GPP/ETSI 표준에 따른 합법적인 감청 인터페이스를 공급하는 것뿐이며, 이는 3G용 표준인 3GPP의 TS 33.107 표준과 5G용 표준 TS 33.128 등 업계 표준을 준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화웨이는 일반적인 방화벽이나 보안 시스템을 뚫고 이동통신사를 우회하거나 접속을 제한하거나 혹은 그들의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화웨이는 “월스트리트저널조차도 미국 관료들이 ‘백도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국은 그 어떤 증거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보도와 관련해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영국 보다폰은 합법적 감청 관리 시스템은 독일 회사가 구축했고 무단으로 접근하려는 장비 공급사의 시도는 발견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