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미얀마 '민주화의 꽃' 수지 여사

미얀마 독립영웅의 딸‥1988년 항쟁이후 민주화 투신
15년 가택연금 굴곡진 삶…민주화 열망 꺾지 못해
현행 헌법상 대통령은 불가…군부와 관계설정 시험대
  • 등록 2015-11-10 오후 4:30:28

    수정 2015-11-10 오후 5:42:27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지난 8일 치러진 미얀마 총선에서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사실상 압승했다. 미얀마는 군부 독재자 네윈이 1962년 쿠데타를 감행한 이후 53년 만에 정권이 민간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미얀마의 역사적 정권교체의 중심에는 미얀마 ‘민주화의 꽃’ 아웅산 수지 여사가 있다.

미얀마 독립영웅의 딸‥1988년 민주화 운동 투신

수지 여사는 일본 제국주의와 맞서 싸운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그녀는 영국인 학자와 결혼해 영국에서 생활하다 어머니 간호를 위해 1988년 입국했다가 그해 8월8일 벌어진 전국적인 ‘8888’ 민주화 운동과 군부의 무참한 진압과정을 목격하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1989년 첫 번째 가택연금을 당한 뒤 1990년 NLD를 만들어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신군부는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수지 여사는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군부가 출국을 막아 영국인 남편 마이클 애리스와 두 아들이 대신 상을 받았다. 1999년 영국에서 남편이 암으로 사망했을 때는 반대로 군부가 출국을 종용했다. 수지 여사는 미얀마를 한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우려해 출국을 포기했다.

수지 여사는 군부의 탄압 속에서 15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했다. 그렇지만 민주화에 대한 그의 열망을 꺾지 못했다.

그는 2010년 가택연금에서 해제됐지만 그 해 열린 총선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군부에 불공정에 항거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2012년 보궐선거에서 의원이 되면서 본격적인 현실정치에 뛰어들었고 3년 뒤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드디어 압승을 거뒀다.

현행 헌법으로는 대통령 불가…대통령 위 지도자 역할

수지 여사는 ‘아직 축하하기 이르지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모두 선거결과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한 후보는 승리한 후보를 인정해야 하지만 패한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지자들에게 전했다. 미얀마 군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단 미얀마 군부는 이번 총선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렇지만 수지 여사 앞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여전히 많다. 미얀마는 대통령을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선출한다. 대통령을 배출하려면 상하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해야 한다. 현재 NLD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수지 여사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미얀마 헌법이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외국인 자녀를 둔 사람의 대통령 출마 자격을 막고 있어서다. 영국인 남편과 아들을 둔 아웅산 수지를 겨냥한 독소조항으로 수지 여사의 대선 출마 자격이 원천 봉쇄된 셈이다.

수지 여사도 자신이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선거에서 이기면 NLD 중심의 정부를 구성하고 자신이 ‘대통령 위의 지도자’가 돼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군부와 관계설정 험난 ‥민주화와 경제발전 기대충족도 부담

아울러 미얀마 실권을 장악한 군부와 관계 정립도 쉽지 않은 과제다. 군부가 패배를 인정한다고 해서 권력을 다 내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상·하원 양원 의석 25%를 할당받는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원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의회에서 25%의 의석을 보유한 군은 헌법 개정, 주요 정책 입법 등에서는 거부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제도 사실상 군부 손아귀에 들어 있다. 군부의 협력 없이는 미얀마를 통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군부가 지난 1990년처럼 선거 결과를 뒤집고 정권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NLD은 정부가 이번 총선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개표 결과발표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미얀마 국민은 그가 민주화와 경제 발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집권경험이 없는 수지 여사는 정치 지도자로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의 실망감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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