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대규모 설비투자에…회사채 찍어내는 이차전지 기업

LG엔솔, 1.6조원 회사채 발행…단일 발행액 기준 최대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SK온 줄지어 회사채 찍어
“A급 이하 기업, 은행 차입·유상증자가 더 유리해”
  • 등록 2024-02-13 오후 7:02:03

    수정 2024-02-13 오후 7:02:03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이차전지 기업들이 잇따라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는 반면,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의 경우 유상증자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AA)에 이어 2월 중 에코프로(A-), LG화학(AA+), SK온(A+), 에코프로비엠(A-) 등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당초 8000억원 발행 계획이었으나 수요예측이 흥행함에 따라 증액 발행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단일 발행액 기준 최대 기록이다. 회사채 발행 금리는 개별 민간 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해 2년물 -16bp, 3년물 -18bp, 5년물 -21bp, 7년물 -32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는 모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달한 자금으로 북미 혼다 합작법인(JV·미국), 현대차 JV(미국), 스텔란티스 JV(캐나다)의 전기차(EV)용 이차전지 공장 증설을 위한 합작법인에 투자하고, 양극재 등 원재료를 구매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051910)도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2·3·5·7년물로 5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인데, 오는 27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원까지 증액 발행 한도도 열어뒀다.

에코프로(086520)에코프로비엠(247540)도 각각 오는 19일, 28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에코프로는 지난 2016년 양극재 사업을 전문화하기 위해 에코프로비엠을 물적 분할했고, 이후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인적 분할한 뒤 지주사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곳 모두 1.5·2·3년물로 비교적 짧은 트렌치(만기)를 구성했으며 1200억원, 1500억원씩 발행에 나선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0월 급격한 국고채 금리인상 등 각종 변수에 회사채 발행을 취소한 바 있다.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해 7월 이후 창립 이래 두번째 공모채 발행이다. NICE(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등급전망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최근 매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데다 연초 효과로 인한 현재 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이차전지 기업들이) 서둘러 발행하려는 분위기”라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리테일에서 워낙 수요가 많은 종목이라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온도 올해 하반기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으나, 2월로 일정을 앞당겼다. SK온은 2년물과 3년물로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며,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오는 26일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다.

SK온은 차입금 상환 및 설비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공모채를 찍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올해 상반기 헝가리 3공장과 중국 옌청 공장의 증설을 완료하고, 상업 생산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비교적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은 유상증자, IPO(기업공개) 등으로 자금 조달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구매 심리 위축으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장기 생산 계획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기업인 후성(093370)은 지난 1월 101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차전지 관련 전해질 부문 시설투자 및 원재료 구매 등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설비 투자를 위한 유동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A급 이하 기업들은 은행 차입이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금리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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