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LG엔솔이 뱉어낸 환불자금 어디로…마통 7조 감소

LG엔솔 청약자금 환불된 21일 5대은행 신용 7조 줄어
투자자 예탁금에도 자금 넘쳐…늘어난 20조 갈곳 탐색
  • 등록 2022-01-24 오후 5:46:44

    수정 2022-01-24 오후 8:58:03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직장인 김모(42)씨는 지난주 ‘국민 공모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청약을 위해 가능한 신용대출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했다. 금리 4.15%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8000만원과 2.93% 신용대출 2000만원 등 총 1억원을 A증권사를 통해 청약했다. 김씨는 균등배정 1주를 포함해 총 6주를 배정받았다. LG엔솔 환불일이던 지난 21일 청약자금 외 나머지 9820만원을 돌려받은 김씨는 이를 모두 뚫어놓은 신용대출을 갚는 데 썼다. 김씨는 “딱히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고, 금리도 높은 편이라 바로 상환했다”고 말했다.

LG엔솔 공모주 청약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면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갔던 시중의 유동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배정을 노린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대거 일으켜 지난 18~19일 LG엔솔 청약에 투자한 뒤 나머지 금액을 환불받으면서 곧바로 대출상환에 나선 것이다.

서울의 한 은행 지점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돌아온 영끌자금…신용대출 7조 줄어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5대 주요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용대출 잔액은 19일 대비 7조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IPO(기업공개)대어 LG엔솔 청약 증거금이 21일 환불조치되면서 투자자들이 신용대출을 곧바로 상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 신용대출 잔액(146조3000억원)보다 7조1000억원이나 줄었다. 은행별로 평균 1조4200원씩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LG엔솔 청약 일정에 따른 ‘머니무브’라는 게 금융권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139조3000억원에서 LG엔솔 청약 당일인 18일과 19일 각각 140조7000억원, 146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청약증거금 환불 당일에는 17일 수준인 139조2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오로지 LG엔솔 청약만을 위해 ‘급전’을 융통했다가 곧바로 갚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신용대출에 포함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증감이 두드러졌다,

이날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49조4000억원으로, 19일(56조4000억원)보다 6조9000억원 급감했다. 전체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의 10%를 훌쩍 넘는 금액이 이틀 사이에 상환되며 같은 기간 신용대출 상환액 대부분을 차지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49조3000억원에서 청약 첫날인 18일 50조7200억원으로, 청약 마지막날인 19일 56조4000억원으로 늘었다가 21일 일시에 줄었다.

(자료=5대 시중은행)
증시자금도 ‘찰랑찰랑’…이동방향 관심

한편 증권시장에도 LG엔솔 환불로 돌아온 자금이 이동할 곳을 찾지 못한 채 대기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74조원으로 이틀 전인 19일 54조원 대비 20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금은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65조3000억원 수준이었지만 LG엔솔 청약 하루 전인 17일 74조3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18일 70조4000억원→19일 54조원으로 급감했다. 그 뒤 환불로 인해 다시 예탁금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LG엔솔 청약을 앞두고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처분해 유동자금을 마련한 투자자들이 환불조치 이후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금은 오는 27일 LG엔솔 상장 후 주식매입에 쓰이거나 다른 국내외 주식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으로 신용대출이 감소하는 편이지만 LG엔솔 청약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늘어났다”며 “이 자금이 곧바로 회수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증권시장 한 전문가는 “LG엔솔 청약을 앞두고 대기자금 마련을 위한 주식 처분 수요로 증시 전체가 출렁였다”면서 “이 자금이 아직 이동처를 찾지 못하고 고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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