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30% 중 15%는 통신사 몫?

①구글에서 받는 것은 15%가 아닌 3~4%
②앱 탑재 관여 못해.. 구글 검색광고 수익 공유 안해
③국내기업간 다툼으로 구글 인앱결제 초점 흐릴까 걱정
  • 등록 2020-10-23 오후 8:02:48

    수정 2020-10-23 오후 8:34:4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플레이 앱


국감에서 ‘통신3사가 구글이 게임업계에서 벌어들이는 구글 플레이 인앱결제 수수료 30%의 절반인 15%를 결제수단 제공 대가로 공유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통신사들은 15%를 받는 대가로 스마트폰에 구글의 경쟁앱 탑재를 방해하고, 검색광고 수입까지 공유받고 있다는 오해까지 받았죠.

사실이라면 스타트업(초기벤처)에 부담이 큰, 구글의 과도한 수수료를 국내 통신사들도 지나치게 많이 나눠 먹는다는 것으로, 구글 앱마켓의 독점을 방치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구글이 게임뿐 아니라 모든 디지털 콘텐츠·소프트웨어에 수수료 30%를 강제하면 통신사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죠.

이영·박성중 의원(국민의힘),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등이 ‘앱 수수료 30% 중 15%는 통신사에게 돌아 간다’고 말하자, 정부와 업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차관은 어제(22일) 국감장에서 “카드 수수료는 2~3%”라면서 “15%라면 많다.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사의지를 드러냈고,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성명서를 내고 통신사들이 구글의 시장 독점에 협조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죠.

하지만, 이데일리 확인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①구글에서 받는 것은 15%가 아닌 3~4%

우선 15%라는 숫자가 잘못됐습니다. 구글의 전체 인앱결제 인앱결제 수수료(구글 매출)중 통신사가 배분 받는 것은 모바일 지불 결제에 대한 것인데, 모바일 지불결제 비중은 구글 인앱결제 매출의 20%~30% 정도이며, 통신사들은 이 중에서 최대 15%를 받으니 구글이 받는 인앱 결제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4%가 나옵니다. 인앱결제 매출을 100으로 했을 때, 100×0.2×0.15나 100×0.3×0.15를 하면 3%나 4.5%가 나오죠.

즉 15%가 아니라 통신사 몫은 3~4%여서 ‘폭리’라고 밀어붙이긴 어렵죠.

통신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각종 핀테크 수단이 없었던 2011년, 2012년 구글은 결제수단으로 인프라가 잘 갖춰진 휴대폰 결제를 선호했다”면서 “처음 구글과 결제 및 과금 대행 계약을 맺었을 때보다 갈수록 수수료 배분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②앱 탑재 관여 못해.. 구글 검색 광고 수익 공유 안 해

윤영찬 의원이 어제 국감장에서 “통신사들이 구글에서 받는 15%는 여러 구글 서비스들을 선탑재 해주는 데 대한 레비뉴 쉐어(Revenue Share·수익배분)차원 아닌가”라고 과기정통부에 물으면서, 사실인 것처럼 오해하는 사람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에 확인해보니 “사실과 다르다”고 하더군요. 제조사는 모르겠지만, 통신사가 스마트폰에 ‘어떤 앱을 탑재하라 하지말라’고 제조사에 말할 위치는 아니라고요. 그저, 자사 앱을 선탑재하게 해달라고 제조사에게 부탁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구글의 검색 광고 수익을 공유받고 있다는 주장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습니다. 계약 관계가 전혀 없다는 얘기죠.

▲국내 앱마켓별 매출 및 시장점유율 현황(출처: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③국내 기업간 다툼으로 구글 인앱결제 초점 흐릴까 걱정


글로벌 공룡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수수료 30% 강제)가 임박한 가운데,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30% 중 15%는 통신사 몫’이라는 잘못된 주장이 퍼져 이 사태가 오히려 국내 기업 간 다툼으로 번질까 걱정됩니다.

싸움의 상대는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지만 세금도, 망이용대가도, 상생도 외면하는 구글인데, 우리 인터넷 기업들과 통신사·제조사가 갈라져 “너희가 나쁘다”고 비난하게 될 까봐서요.

인기협이 “통신요금 부담에 더해 구글의 과도한 수수료를 나눠 먹는 방식(15% 배분)으로 콘텐츠 이용요금에까지 부담을 가중시켜 온 통신3사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성명을 내자, 통신사 일각에서는 “원스토어를 키우려 애쓰는데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한다.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2016년 출범한 원스토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앱마켓과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한 앱 마켓입니다. SK텔레콤과 네이버가 각각 52%, 28% 지분을 갖고 있죠.

그런데 통신사들이 구글에서 받는 3~4%의 수수료를 2~3%로 낮추면 구글이 30% 수수료 강제를 포기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내년 9월 이후 인앱결제를 수용 안하면 해당 앱을 차단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내 비즈니스 모델(BM)을 바꿀 수 있다고도 했죠.

30% 수수료는 국회에서 뭐라 하든, 한국의 기업들이 뭐라 하든 강행한다는 얘기고, 못하게 막는 법이 나오면 국내 기업들에 부담을 늘리거나 대가를 덜 주겠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플랫폼 독점의 무기인 운영체제(OS)가 없는 대한민국 IT의 슬픈 현실 때문이지만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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