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효과…마통, 이틀간 7조원 늘었다

19일 하루에만 5대 은행 신용대출 5조원 급증
당국규제 속 신용대출 감소하다 다시 늘고 있어
  • 등록 2022-01-20 오후 5:24:43

    수정 2022-01-20 오후 9:19:01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직장인 A(33살·남)씨는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기 위해 금리 3.67%로 7800만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A씨는 “LG엔솔이 따상을 가게 되면 수익률이 클 것 같아 마통을 개설했다”며 “주변 동료 중에서도 마통을 개설해 이번 청약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면서 자금 시장이 요동쳤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통해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려는 이들이 급증했다.

마통, 19일 하루에만 5조 급증

LG엔솔 공모주 청약 영향에 5대 주요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용대출이 18~19일 이틀간 7조원 증가했다. 특히 청약 마지막 날에는 하루 만에 5조원이 급증했다. 사실상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빌려간 자금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 19일 신용대출 잔액은 146조2705억원으로 지난 17일 139조2873억원보다 6조9832억원 증가했다. 19일 하루에만 전날 140조6588억원과 견줘 5조6117억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모 첫날이었던 지난 18일에도 전날보다 1조3715억원 증가했는데 하루 만에 증가 규모가 급증했다.

마통 잔액은 19일 기준 56조3579억원을 기록, 지난 17일 49조3482억원과 비교하면 7조97억원 증가했다. 특히 18일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0조7200억원이었는데 마지막 날에만 5조6379억원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대비 18일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3718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모습이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 또한 지난 17일 1451건에서 18일 1557건, 19일 1610건으로 증가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잔액 등이 급증한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인 LG엔솔이 주식시장에 데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를 입증한 것이 기관 수요예측이다. 지난 11~1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제시한 금액만 1경원 이상이었다. 기존 역대 최대 금액이었던 카카오뱅크 2585억원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LG엔솔에 그만큼의 기대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이는 개미 투자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무력해진 가계대출 규제

금융당국의 규제로 올해 들어 연일 감소하던 신용대출이 이틀 만에 크게 증가하며 규제가 무색하게 됐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5대 주요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9조5572억원으로 이달 17일 기준 139조 2873억원으로 감소하고 있었으나, LG엔솔 공모주 청약을 계기로 증가하게 됐다. 실제 18일과 19일 이틀간 진행된 LG엔솔 공모주 청약에는 청약 증거금 114조원이 몰렸다. 청약 신청 건수도 442만건에 달해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과 청약 건수(중복청약 금지 이후)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여기에 다음 달 현대엔지니어링 등 청약들이 예정돼 있어 빚투·영끌 현상이 가계부채 뇌관을 또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일반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배정받기 위해 신용대출 등을 활용해 청약자금을 늘리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다음달 예정돼 있는 청약 공모에도 빚투, 영끌 현상이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며 “치솟는 대출금리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투자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대규모 IPO 때마다 단기자금이 공모주 청약에 몰리면서 금융시장 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미세 조정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핀테크 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의 IPO 제도는 많은 제도를 거쳐 정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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