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민족"… 北 물러났으나 '핵 위협' 여전(종합)

김여정, ‘미친놈’ 담화 이틀 만에 “남, 무력 상대 아냐”
갑작스러운 분위기 반전이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하기도
尹정부 출범 앞두고 화전양면전술 전형 해석
  • 등록 2022-04-05 오후 4:08:20

    수정 2022-04-05 오후 9:07:59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5일 “남측을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연일 강조하고 있으나 남측을 향해 ‘미친놈’ ‘쓰레기’라 비판했던 이틀 전과는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 보수 성향의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북관계의 급변 가능성에 대비해 체제결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사진=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겠다”며 “이것은 순수 핵보유국과의 군사력 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니라,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의 ‘선제타격’ 발언에는 “매우 위험하고 좋지 않은 발상”이라 날을 세우긴 했으나 ‘심각한 위협’ 혹은 ‘참변’ 등이라 위협했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 남북통신연락선 단절을 비롯해 9·19 군사합의 파기 등 파장이 우려되던 상황 속 갑작스런 분위기 반전이다.

비교적 온화한 성격의 담화문이긴 하나 김 부부장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다시 언급하며 비대칭전력에 우위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측을 향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역시 북한의 ‘핵전투무력 임무 수행’ 언급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 부부장의 담화문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지난 3일 담화와 같은 주장”이라며 “북한의 다음 행보를 단정하기보다 여러 제반동향 등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때”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형적인 화전양면(和戰兩面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며 속으로는 전쟁을 준비한다는 뜻) 전술로 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오는 5월 한국의 보수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북관계의 급변 가능성에 대비해 내부 체제결속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라 분석하며 “선제불공격 입장을 밝힌 것은 긍정적이나 핵과 미사일 능력을 끊임없이 고도화하면서 안심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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