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국감장' 된 육군본부…육군총장 "육사 정체성 정립이 민생"[2023국감]

여야,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공방
野 "홍범도 장군이 이념논쟁 제물 됐다"
與 "文 정부 의지따라 흉상 설치 졸속 추진"
육군총장 "육사는 광복운동, 항일운동 학교 아냐"
  • 등록 2023-10-23 오후 5:39:36

    수정 2023-10-23 오후 7:32:4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홍범도 국감’이었다.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내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흉상 이전·철거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육사는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설치된 6명의 독립영웅 흉상 중 홍범도 흉상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다른 흉상은 교내 적절한 장소로 옮길 예정이다. 지난 16일부터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 독립영웅을 기린 충무관 내 ‘독립전쟁 영웅실’을 철거하고 있다.

하지만 육사 교장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근현대사 관련 학계와 단체 등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한 적 있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답했다. 그간 육사는 흉상 이전·철거가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고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이 속한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과 육사 총동창회 등 일부 예비역들의 지적에 따라 이전·철거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권영호 육군사관학교장이 2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박정환 육군 참모총장. (사진=연합뉴스)
같은 당 윤후덕 의원은 “홍범도 장군이 이념논쟁의 제물이 됐다”며 “민생에 주력하자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발언의 취지에 따라 이념논쟁을 멈추고 이전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2018년 홍범도 흉상 설치가 당시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이뤄졌다는 여당 주장에 대해 “흉상 제막식은 2018년 3월 1일이고 독립군 역사를 육사 교육과정에 편입하라는 문 대통령의 지시는 그해 3월 22일”이라며 “문 대통령 지시로 흉상이 설치된 것이 아니라 육사 스스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송옥주 의원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의원 시절 홍범도 흉상 이전 추진의 배후라고 지적했다. 신 장관이 작년 국감 때 육사 내 홍범도 흉상 문제를 제기했고, 올해 7월 육사가 신 의원실에 대면 보고를 한 뒤 육사 교장의 의견이 흉상 내부 이전에서 외부 이전으로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는 문 정부의 의지에 따라 졸속 추진됐고, 그의 공산당 참여 이력을 고려해 육사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맞받았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홍범도 흉상 설치 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1개월 반 만에 설치된 점, 비예산 사업이었다는 점, 절차적 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급하게 추진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의 ‘6.25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공산주의 침입에 맞서 싸운 전당(육사)에 공산주의 참여 이력이 있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놓는 것이 정당하냐’는 질문에도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박 총장은 또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흉상 설치가 (육사의) 대적관을 흐리게 했다고 보느냐’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일정 부분 흐리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독립군·광복군 관련 교육을 강조하면서 육사 교과목에 6.25전쟁사와 군사전략, 북한 과목 등이 축소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육군총장이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독립영웅을 부정하며, 일제에 항거한 역사를 지우는 것이 옳은가’라는 안 의원 추궁에 “육사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광복운동, 항일운동 학교가 아니다”고 맞섰다. 이에 안 의원은 “총장, 정신 차려”라며 질타했다. 박 총장은 “대적관 확립이나 육사의 정체성 세우는 것이 민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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