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부실화하고 은행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 넣다가 한계를 넘어섰다.”(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위기에 적극 대처를 촉구하는 지식인’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1000명의 국내 각계 인사들이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경고하는 한편 정부의 종합대책을 촉구했다.
오정근 교수는 “1996년에도 미국 금리 인상, 엔화 약세, 중국 위안화 절하, 수출 마이너스(-) 성장 등의 상황이 기업 부실 증가로 이어졌다”며 “그러나 야당과 노동조합의 반대로 노동개혁이 무산되면서 1997년 한해 동안 기아차 사태를 비롯해 노동 쟁의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외국 투자기관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외환위기가 터졌는데 지금 상황이 그때와 똑같다”며 “금융위기가 한번 오면 경제성장률이 반토막 난다고 하는데 1%대 성장률로 떨어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양준모 교수는 “노동개혁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게 하고 기업은 신성장동력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은환 협성대 보건관리학과 교수는 “과거 초기 자본주의가 실패를 거치면서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이 등장했는데 이 같은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따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자유주의는 개방화, 자유화, 민영화, 탈규제, 탈복지 등을 내세우는 이념이다.
이날 ‘경제위기에 적극 대처를 촉구하는 지식인’은 기업 구조조정의 과감한 추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 노동개혁, 기업 투자 확대, 노동 쟁의 자제 등을 정부와 정치권, 기업, 노동계에 각각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여의도 국회를 찾아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선언문을 직접 전달했다.
이번 성명 발표에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노재봉 전 국무총리,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 좌승희 KDI국제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유세희 전 한양대 부총장, 조영기 고려대 교수, 최재욱 전 환경부 장관, 장경순 전 국회부의장 등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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