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휩싸인 '항공 3세' 조원태·박세창, 위기돌파 해법은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불확실..2000억대 상속세가 변수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 승계해도 중견기업 규모 축소
  • 등록 2019-04-17 오후 4:28:51

    수정 2019-04-17 오후 4:28:51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대한민국 양대 국적 항공사의 3세 경영자들이 동시에 시련을 겪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촉망받던 후계자로 꼽히던 그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아버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있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박삼구 전 회장으로부터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을 넘겨받더라도 아시아나항공과는 결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조원태, 경영권 승계 앞둬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고 조양호 회장의 장례가 지난 16일 마무리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진그룹은 그동안 상속 관련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상속세가 가장 큰 문제다. 경영권 승계가 유력한 조원태 대한항공(003490) 사장은 한진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이 조 회장의 지분(17.84%)을 물려받으면 2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한진칼(180640) 지분 외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등 지분을 매각하면 약 75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나머지는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주주 동의가 필요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백기사 영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우군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의 움직임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CGI는 지난 4일 한진칼 지분을 12.68%에서 13.47%로 늘렸다고 공시한 데 이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KCGI의 표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하며 한진그룹이 KCGI에 승리했지만, 상속 과정에서 지분 변동이 생길 경우 1년 후에는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박세창, 금호고속 사장으로 옮길 듯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 사장은 박 전 회장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 50.7%를 통해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항공(020560)에 입사한 뒤 금호타이어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에서 근무하면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박 사장이 아시아나IDT를 거쳐 아시아나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됨에 따라 박 사장의 향후 거취가 불확실해졌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을 한꺼번에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 자회사들도 패키지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IDT가 매각되면 박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IDT 외에는 그룹 내 계열사에서 아무런 직책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매각 이후 그룹 내 영향력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매각한 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남은 계열사는 금호고속,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등에 불과하다. 박 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더라도, 한때 재계 7위였던 재벌 그룹이 아닌 중견기업 규모의 그룹을 경영하게 된다는 의미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 금호고속 사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고속은 그의 조부인 고 박인천 창업주가 세운 그룹의 모태다. 그는 최근 언론과 만나 “조부께서 창업하신 회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어떤 다른 의도도 갖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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