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 1.1% '털썩'…인플레 꺾이니 경기 침체 왔다

지난해 12월 미국 PPI 물가 전월비 0.5%↓
인플레 둔화 신호 와중에…경기 침체 징후
소매 판매 1.1%↓…침체 시사한 베이지북
침체 공포 더 키우는 연준 내 강경 매파들
  • 등록 2023-01-19 오후 6:24:41

    수정 2023-01-19 오후 7:28:2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자, 경기 침체가 성큼 다가왔다. 미국 생산자물가가 한 달 새 0.5%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했다. 동시에 소비는 1.1% 급감하면서 경제에 냉기가 돌고 있음을 암시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역대급 초강경 긴축의 여파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AFP 제공)


미 소매판매 두달째 1%대 ‘뚝’

1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내내 두자릿수 고공행진을 했다가 7월 9.7%로 떨어진 뒤 그 이후 8.7%(8월)→8.5%(9월)→8.2%(10월)→7.3%(11월)→6.2%(12월)로 하락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5%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1%)를 하회했다. 역대급 초인플레이션이 조금씩 둔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려 에너지 물가가 한 달 새 7.9% 폭락했다. 식료품 가격은 1.2% 내렸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을 모두 더한 상품 물가 전체는 전월 대비 1.6% 떨어지면서 생산자물가 하락을 주도했다. 다만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0.1% 오르면서 추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6% 뛰면서 전월(4.9%)보다 완화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를 기록했다. 월가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근원물가는 헤드라인 물가보다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PPI는 생산자의 판매 가격에 의한 물가지수를 말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소매물가라고 하면, PPI는 도매물가 격이다. 지난해 12월 CPI가 한 달 전과 비교해 0.1% 떨어진데 이어 PPI마저 둔화하면서, 물가 정점론은 더 힘을 받게 됐다. 미국 미시건대가 조사한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이 이번달 4.0%로 떨어지는 등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완연한 하락세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PPI와 동시에 나온 소매판매가 급감했다는 점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비교해 1.1% 줄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9%)보다 감소 폭이 컸다. 연말 쇼핑 대목으로 잘 알려진 11~12월 동안 소비는 두 달 연속 1%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지난해 연준의 가파른 돈줄 조이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은 이례적으로 소비가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나라다. 소비가 부진하면 경제 전체가 얼어붙는 구조다. 월가 한 금융사의 채권 어드바이저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본격적으로 지표로 나타날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자체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보면, 12개 연방준비은행 지역 중 절반인 6개 지역에서 경제 활동의 변화와 경미한 감소를 보고했다. 특히 1개 지역은 현저한 감소를 점쳤다. 대부분 지역들은 앞으로 수개월간 경제 성장세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베이지북은 전했다.

침체 공포 키우는 연준 매파들

이날 지표가 주목받는 것은 다음달 1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번에 물가와 경기를 모두 고려해 2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게 유력하다. CMI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은 연준이 25bp 올릴 확률을 96.4%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자이언트스텝과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게 확실하다는 뜻이다.

AXS 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바숙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지난해 내내 매파 기조를 유지했지만, 이번 PPI는 매우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징후”라고 말했다.

다만 이 와중에 연준 내 일부 강경 매파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대담에서 “다음 회의 때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며 “올해 말 금리는 5.25~5.50%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보다 높다. 불라드 총재가 언급한 속도가 현실화한다면 침체 공포는 더 커질 수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두고 연준 전망치인 5.0~5.25%과 비교해 “약간 더 높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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