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가계부채 걱정된다"…할 수 있는 것은 3.5%로 버티기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네 번 연속 동결
이창용 "가계부채 축소, 통화정책 목표 중 하나로 대응"
'부채의 함정' 우려…추가 금리 인상으로 대응 못할 것
복잡해진 셈법…가계부채 증가 속 새마을금고 등 금융 불안
  • 등록 2023-07-13 오후 7:01:27

    수정 2023-07-13 오후 7:16:42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올 2월, 4월, 5월에 이은 네 번 연속 금리 동결이지만 금통위의 셈법은 상당히 복잡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한쪽에선 고금리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레고랜드 부도발(發) 단기 유동성 부족 사태,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등이 터지는데 다른 쪽에선 주택 거래와 함께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 축소를 통화정책 하나의 목표로 대응하겠다”며 경계감을 높였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아진 모습이다. 현 수준의 금리에서 부동산PF 부실과 관련된 금융불안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부채의 함정’에 갇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준금리 연 3.5%로 장기간 버티는 것 자체가 중요한 정책 과제이자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6월 물가상승률이 2.7%(전년동월비)로 한은 전망대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이날 금통위는 물가 대신 가계부채 증가와 새마을금고 뱅크런 등 금융불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공개된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선 금리 결정 변수로 ‘가계부채 흐름’이 언급됐다. 이창용 총재가 작년 4월 취임한 이후 가계부채를 금리 결정 변수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완만한 감소세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대응하자는 게 금통위원들과 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6월 7조원 급증하는 등 가계대출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작년 3분기부터 이어졌던 가계대출 디레버리징(Deleveraging·부채 축소)이 올 2분기 들어 중단됐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추진하는 특례보금자리론, 역전세 관련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규제 완화가 가계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총재는 정부 대책과 한은이 추진하는 가계부채 축소의 상충 관계에 대해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자금 흐름의 물꼬를 트는 미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인 것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여나가는 거시적 대응도 균형 있게 추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금리가 지속될수록 부동산PF 금융불안은 반복적으로 터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동시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 거래 증가와 함께 가계대출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상반된 두 가지 상황에서 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물가안정에 대응해 금리를 안 내리고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는 것 자체가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그로 인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은 아직 살아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이상의 시장금리에서 반복적으로 금융불안이 양산되는 것은 금융안정과 펀더멘털에 적정한 금리는 현 기준금리보다 낮다는 의미”라며 “금융불안이 통화완화를 촉발, 연내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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