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랠리 제동 걸렸나…"S&P 3000선 급락" 경고등

연준 긴축發 국채금리 급등에 증시 털썩
이달 채권값 급락 와중에 주식 버텼지만
"긴축 공포 무시한 증시, 추가 급락할 것"
  • 등록 2023-02-22 오후 6:34:41

    수정 2023-02-22 오후 10:27:5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연초 랠리를 이어왔던 뉴욕 증시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국채금리가 폭등하자, 보합권에서 버티던 증시마저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월가에서는 증시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사진=AFP 제공)


긴축發 금리 급등에 증시 털썩

2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6%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0% 내린 3997.34를 기록하면서 4000선이 무너졌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50% 급락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3대 지수는 지난해 12월 15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대 폭 하락했다.

월가는 이날 낙폭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뉴욕 증시는 연초만 해도 각종 악재에도 버틸 정도로 상승 압력이 강했는데, 이제는 위험 선호 심리가 갑자기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바탕에는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 최근 고용, 물가 등 각종 지표들이 추가 긴축을 가리키면서 시장의 연준 최종금리 전망이 확 뛰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2일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5.00~5.25%로 50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21.0%로 봤다. 전거래일 당시 18.1%보다 높아졌다. 다음달 25bp 올린 후 5월부터는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당초 기대감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연준이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기준금리를 5.25~5.50%로 올릴 확률도 59.1%로 반영했다.

21일 나온 경제지표 역시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긴축 공포를 키웠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이번달 미국 종합(제조업+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예비치는 50.2로 전월(46.8) 대비 상승했다. 월가 전망치(47.5)도 상회했다.

PMI는 각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문, 재고, 출하, 가격, 고용 등을 조사해 0~100 사이의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실물경제 전망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으로 각각 나뉜다. 이번달 지표는 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종합 PMI가 50을 넘은 것은 8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달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0.5로 시장 예상치(47.3)를 웃돌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긴축 무시한 증시, 더 급락한다”

주목할 것은 이달 채권시장은 긴축 전망을 반영해 왔지만 증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초만 해도 3.3%대를 기록했으나, 이날 3.962%까지 치솟았다(채권가격 급락).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같은 기간 4.1%대에서 4.7%대로 뛰었다. 그러나 S&P 지수는 한 달 가까이 4000선 안팎에서 보합 흐름을 보였다. 이제는 비싼 수준인 주식 가격이 내려갈 차례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는 배경이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서 “채권시장은 최근 30일간 (긴축 공포 재료를) 가격에 반영했지만 증시는 이를 무시했다”며 “S&P 지수는 최소한 지난해 10월 저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P 지수는 지난해 10월 12일 3577.03까지 하락했다. 이날 마감가(3997.34)보다 400포인트 이상 낮다. 그는 이어 “S&P 지수는 앞으로 3~6개월 내에 3000~3300 범위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 레벨에서 적어도 400포인트 이상, 많게는 1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할 것이라는 의미다. 최대 26%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윌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증시가 반등했을 당시 S&P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 수익성 지표)은 15배였다. 그러나 지금은 18.6배까지 올라와 있을 정도로 고평가돼 있다.

윌슨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도 경고를 날렸다. 그는 “투자자들이 현재 유동성과 비교해 주가를 너무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며 뉴욕 증시의 ‘데스존’(death zone) 진입 가능성을 진단했다. 데스존은 산의 고도가 8000~8500m인 구간을 말한다. 등산가들이 가장 많이 죽거나 다치는 지역이다.

미슬라프 마테즈카 JP모건 투자전략가 역시 “올해 1분기를 거치면서 증시 랠리는 희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주가가 바닥을 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투자회사 이토로의 캘리 콕스 투자전략가는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에 대한 경고 신호”라며 “금리가 급등하는 와중에 투자자들이 주식에 집중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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