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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에게 따스한 밥 한 그릇 건네는 ‘밥퍼 나눔운동’이 어느덧 1000만 그릇을 돌파했다. ‘매일 따스한 점심 한 끼 대접하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29년째 이어진 결과다.
최 이사장은 “쌍굴다리 밑 동대문구청에서 마련한 임시 건물에서 처음 밥을 나눴는데 어느새 1000만 그릇을 넘었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항상 받드는 마음으로 성심껏 일해주는 자원봉사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공을 돌렸다.
다일공동체가 ‘밥퍼 나눔운동’을 시작한 건 지난 1988년 11월 11일. 청량리역 인근 노인과 노숙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점심 한 끼 대접하자며 시작한 일이었다. 한 그릇 한 그릇 쌓아올린 점심 식사는 △2006년 300만 그릇 △2011년 500만 그릇 △2014년 700만 그릇을 넘어선 뒤 이날 1000만 그릇을 넘어섰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자 모금액은 뚝 떨어졌는데 몰려드는 노숙자들은 되레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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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일공동체 관계자는 “식당 주인과 직원 등 20명이 300만, 500만, 700만 돌파 행사 때마다 비빔밥 재료를 들고 찾아오셨다”며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고 전했다. 기증자의 뜻에 따라 식당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일회용 국그릇에 담은 비빔밥을 참가자와 자원봉사자들에게 전달했다. 비빔밥을 받은 신모(78)씨는 “10년간 이곳을 찾았지만 한 번도 기분이 상한 적이 없다”며 “자원봉사자들이 항상 친절하게 대해준다”며 웃어 보였다.
이날도 어김없이 행사를 돕기 위해 200여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밥퍼 나눔운동본부를 찾았다.
자원봉사자로 참석한 권기범(14)군은 “연휴에 놀러 가기보다는 뜻깊은 일을 하고 싶어 친구와 함께 찾았다”며 “내가 나눠드린 밥을 드시고 미소 짓는 어르신들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일공동체의 다음 목표는 어르신들과 노숙인들이 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현재 서울시와 동대문구청과 협의해 어르신들을 위한 종합복지관을 지을 예정”이라며 “식사만 드리는 곳이 아닌 노인과 노숙인 분들이 여가를 즐기고 소일 거리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