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이동녕 선생 후손, 조부 묘역에 생애 첫 참배

80대 이애희 할머니, 서울시 도움받아 참배
“자주 찾아오고 싶어”…“언제든 도와드릴 것”
보훈처·주민센터 ‘돌봄서비스’ 중복수혜 가능해져
  • 등록 2022-08-11 오후 5:11:20

    수정 2022-08-11 오후 9:28:21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할아버지 묘역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 너무 고맙고 뿌듯합니다.”

독립운동가 석오(石吾) 이동녕(李東寧·1869~1940) 선생의 손녀 이애희(86)씨는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조부의 묘역에 생애 첫 참배를 한 뒤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인 이 씨가 직계가족 없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단 본지 보도에, 광복절을 기해 서울시가 직접 나서 이씨의 생애 첫 참배를 도왔다.

(관련기사 : “업적 많은데 덕을 못봤지”…독립유공자 후손 ‘쓸쓸한 노후’[인터뷰])

이씨는 이날 일일 ‘담당돌보미’를 자처한 전윤주 서울시 보훈복지팀장의 도움을 받아 의열사를 방문했다. 의열사는 효창공원 내에 묘역이 있는 독립운동가 7인(이동녕·김구·조성환·차리석·이봉창·윤봉길·백정기)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이씨는 이종래 효창원8위선열기념사업회 회장의 설명을 들은 후 참배했다. 이후 임정요인(이동녕·조성환·차리석) 묘역 앞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 씨의 조부인 이동녕 선생은 백범 김구 선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며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이다. 정부는 임정 임시의정원 초대 의장, 주석 등을 역임한 이 선생에게 1962년 건국훈장대통령장을 추서했다. 백범 김구 선생도 백범일지에 ‘사모하는 마음을 가진 스승과 같은 분’이라고 이 선생을 표현했다.

이날 참배를 마친 뒤 이씨는 “홀어머니 밑에서 힘들게 자랐다 보니 세상이 다 어려운 것 같았는데 오늘 (할아버지를) 이렇게 만나니까, ‘세상은 그런 것만도 아니구나’, ‘세상은 좀 공평한 면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자주 찾아오고 싶다”며 “큰 건물이 들어간 약도만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전윤주 팀장도 “저희가 도우미 선생을 통해서 모시고 언제든지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이씨가 국가보훈처와 동주민센터에서 지원하는 복지 서비스를 함께 받지 못해 일주일에 한나절 정도만 돌봄을 받는단 본지의 보도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독립유공자 후손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어떻게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라고 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 7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지침을 개정해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지 보도 후) 중복 수혜가 가능해졌고, 국가유공자들와 후손에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분들이 있는지 세심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이애희 할머니와 함께 효창공원을 참배하고 돌봄서비스 확대 필요성 등 애로사항을 청취할 예정이었으나, 수해로 인해 함께 참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손녀 이애희(86)씨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의 짧은 대담을 진행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11일 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손녀 이애희(86)씨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이동녕 선생의 묘역에 참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11일 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손녀 이애희(86)씨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의열사 내 이동녕 선생 영정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황병서기자)
11일 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손녀 이애희(86)씨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이동녕 선생의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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