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꿈 이룬 잠실주공5단지…얼어붙은 강남 재건축 시장 녹일까

광역중심지 조성에 층수 규제 예외적 허용
집주인 매물 걷어들이고 호가 3000만원 올라
초강도 규제로 재건축 시장 영향은 미미할 듯
"대치 은마·압구정 현대 초고층 쉽지 않아"
  • 등록 2017-09-07 오후 5:10:06

    수정 2017-09-07 오후 7:17:40

[이데일리 정다슬 원다연 기자] 서울 잠실 한복판에 50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송파구 일대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의 높은 장벽에 막혀 있던 강남 재건축 대장주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게 되면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얼어붙었던 재건축 시장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고강도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든 데다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분양가 상한제 적용 가능성 등 재건축 시장 악재도 만만치 않아 위축된 투자심리가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도계위 통과 소식 전해지자 호가 2000만~3000만원 올라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8·2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7월 28일과 비교해 9월 1일 기준 0.17% 떨어졌다. 같은 기간 강남은 0.69%, 서초구는 0.22% 올랐다는 것을 고려하면 강남 3구 중에서는 유일하게 하락 반전한 셈이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전용면적 76㎡가 8·2대책 이후 고점(15억 7000만원) 대비 1억 6000만원 급락한 14억 1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잠실주공5단지의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계위에 상정돼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5억1000만원까지 가격을 회복됐다.

이날 도계위 통과 소식이 전해진 이 단지 호가는 일제히 2000만~3000만원 가량 갭상승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도계위 통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일제히 거둬들였다”며 “현재는 15억 3000만~15억 5000만원선 매물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잠실동 다른 공인 관계자는 “정비계획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전부터 매수희망자들로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쳤다”며 “다만 호가 역시 같이 뛰었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잠실주공5發 온기 확산할까…전문가들은 “글쎄”

업계 전문가들은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통과 호재가 얼어붙은 강남 재건축 시장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봤다. 서울 전역, 특히 송파를 비롯한 11개 구가 투기지역로 지정된 상황에서 목돈이 필요한 조합원 분양권(입주권)을 매수할 수 있는 투자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자금 여력이 있는 매수자 역시 이달 중 추가 대출 규제, 주거복지로드맵 등이 발표될 예정인 만큼 매수 시점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잠실주공5단지는 가격을 회복하겠지만 내년부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고 강남 재건축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규제책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에 다른 단지들까지 거래 심리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잠실주공5단지도 50층을 이뤘다고 해도 사업 속도상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는 어려운 만큼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관리처분인가 등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잠실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이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다른 단지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가 잠실주공5단지 정비계획안을 통해 도심(광화문·시청, 영등포, 강남)·광역중심지(용산, 청량리, 창동, 상암, 마곡, 가산, 잠실)에 한해서만 종 상향을 통한 50층 이상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고 이 역시 광역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경우에만 승인하겠다는 의지를 관철해냈다는 것이다. 실제 조합과 서울시는 반년에 걸친 협의를 통해 준주거지역 연면적의 약 35%를 호텔, 컨벤션, 업무 등으로 채워넣어 서울시가 추진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과 연계시켰다. 반면 50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대치동 은마 아파트와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등은 도심·광역중심지가 아니라 이같은 예외규정 적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잠실주공5단지가 결국 50층 건립을 이뤄냈지만 대가 역시 컸다는 평가도 나온다. 잠실주공5단지는 일반 한강변 재건축 단지를 웃도는 전체 부지면적 대비 16.5%를 공원, 학교 등 한강명소화를 위한 문화시설 등으로 공공기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임대주택 규모 역시 전체 6401가구 중 602가구가 소형임대주택으로 공급된다. 당초 조합은 서울시에 제출한 첫 정비계획에서 소형 임대주택을 포함하지 않았다.

조합원 L씨는 “고대하면 정비계획안이 통과됐지만 공공기여 비율, 임대주택 가구 수 등 너무 많은 것을 내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며 “서울시에 마냥 끌려다닌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면서 조합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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