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우본이 합의 파기”…5천 택배기사 ‘1박2일 상경 시위’(종합)

택배노조, 15일 서울 여의도 공원서 대규모 집회
“소득 보전안 마련해야…사회적 합의 이해 안 돼”
집회 중 경찰과 대치도…국회선 2차 합의안 회의
경찰 "10인 이상 집회금지 지침 어겨…엄정 대응"
  • 등록 2021-06-15 오후 5:33:09

    수정 2021-06-15 오후 5:33:09

[이데일리 박순엽 김대연 기자] 택배기사들이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파행으로 가고 있다며 1박 2일의 대규모 상경 투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막으려면 근로 시간을 줄이고, 수수료를 높여 기사들의 소득을 보전하는 내용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현장에선 특히 우정사업본부가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쓴소리도 이어졌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를 펼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택배 현장 바꿀 것”…택배기사 5000여명, 여의도 집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대규모 상경 집회를 개최했다. 서울, 대구, 울산 등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2시쯤 공원에 모여 집회를 벌였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엔 4000~5000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오는 16일까지 노숙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노조는 사회적 합의안에 근로시간 단축과 소득 보전 방안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우리가 과로하지 않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주 60시간 내로 줄이고, 이에 따라 소득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는 당연한 얘기”라며 “이번 투쟁은 우리의 삶, 택배 현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민간 택배사조차도 과로사 문제를 정리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우정사업본부가 1차 사회적 합의를 철저히 짓밟는 것에 대해서 너무 화가 난다”며 “만약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집권 여당과 이야기하고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배 노·사와 정부는 지난 1월 택배 분류 작업을 택배사가 맡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택배 분류 작업은 그동안 택배 기사들이 장시간·고강도 업무의 주요 원인으로 꼽아온 업무였다. 합의에 따르면 택배 회사들은 분류 작업을 위한 전담 인력을 투입하고, 불가피하게 기사에게 이를 맡기면 적정 대가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노조는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택배업체들이 1차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남희정 택배노조 서울지부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우리 노동자의 앞길을 막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청와대가 우정사업본부를 중재하고 제압하지 못한다면 노동자들을 위한 정권, 국민을 위한 정권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체국 택배노조원들은 지난 14일에 이어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를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분류 인력 투입이 거의 없어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데, 분류 비용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 공공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민간 택배 업체보다도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주변에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에 필요한 방송 장비 등을 옮기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경찰과 일부 마찰…국회선 ‘2차 사회적 합의 회의’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 8일 열린 2차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가 택배업체들의 합의안 적용 시점 유예 요청 등으로 파행에 이르자 총파업에 돌입했고, 이날부터 이틀간 대규모 상경 집회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집회 철회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집회를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문에 집회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노조와 경찰이 대치하는 분위기도 발생했다. 경찰이 공원의 주요 출입문을 막고 음향 시설 반입을 막자, 조합원들은 공원 쪽문을 이용해 달려나와 도로를 점거한 뒤 차량에 싣고 온 음향 시설을 공원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나오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지난 14일 “다수 인원이 밀집해 미신고 집회를 강행하고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해산 절차, 사법·행정처리 등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이날도 집회 현장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10명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를 금지하는 서울시 지침을 어기고 있다”며 노조에 자진 해산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정부와 택배 노·사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는 국회에서 2차 합의안 회의에 들어갔다. 이 회의는 오는 16일까지 이어질 예정인데, 결과에 따라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회의에선 택배 업체들이 애초 ‘1년 유예’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분류 인력 투입과 자동화기기 설치 등을 연내 시행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 외에도 근로시간을 제한함에 따라 물량·구역이 조정돼 임금이 낮아질 우려가 있는 노동자에게 소득을 보전하는 방안을 2차 합의안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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