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이번엔 혁신위 놓고 신경전…안철수계 제안, 孫 거부 (종합)

바른미래 내홍, 무조건 퇴진→혁신위원회
안철수계, '전권 혁신위' 제안…사실상 퇴진 내포
손학규 "대표 퇴진 전제 혁신위 구성없다" 강조
혁신위 설치 최고위 의결 사항…계파 모두 동의해야
  • 등록 2019-05-27 오후 5:49:44

    수정 2019-05-27 오후 5:49:44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99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무조건 퇴진’을 외쳤던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가 ‘혁신위원회’ 국면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혁신위를 놓고 벌써부터 손학규 대표와 퇴진파 간 생각이 명확히 갈리고 있다.

손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한다. 퇴진은 없다. 2선 후퇴도 없다.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 구성도 없다. 꼼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안철수계가 주장한 혁신위가 자리 잡고 있다.

최고위에 앞서 안철수계 의원 6인(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권 혁신위’ 구성을 제안했다. 이태규 의원은 “당 혁신과 관련된 모든 의제와 사안을 제한 없이 다룰 전권 혁신위의 위원장을 당내 최다선인 정병국 의원으로, 기한은 6월 말까지로 하자”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6월 말 손학규 사퇴’를 염두에 둔 제안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안철수계에는 표면적으로 “손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한 혁신위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 때문에 손 대표는 공개 발언을 통해 한층 더 강한 퇴진 불가의 뜻을 내놓았다는 분석이다. 백브리핑에서도 역시 ‘정병국 전권 혁신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실 바른미래당의 혁신위 제안은 지난달 손 대표가 처음 언급했다. 가장 큰 이유는 창원 보궐선거 참패 이후 터져 나오기 시작한 퇴진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당시 손 대표는 “이 일을 정병국 의원에 부탁했다”며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제대로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손 대표가 제안했던 혁신위와 안철수계의 혁신위는 위원장만 같을 뿐 내용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손 대표의 지난달 혁신위는 ‘당의 노선과 정체성 확립’에 주안점을 뒀다. 반면 이날 안철수계가 제안한 혁신위는 드러내놓지는 않았지만 ‘손 대표 사퇴’를 포함한 전권을 담고 있다. ‘퇴진 불가’를 꾸준히 밝힌 손 대표가 사퇴 카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애초 없었던 것.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를 둔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걸로 전망한다. 일단 안철수계는 이같은 혁신안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안철수계인 이동섭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해서 “손 대표와 바른정당계가 심하게 싸우니 중재 역할에서 (관련 제안을) 낸 것”이라며 “이것도 안 받는다면 당 운영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바른정당계는 혁신위원장이 누구든 사실상 손 대표의 용퇴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오신환 원내대표는 “혁신위가 손 대표의 임기연장용으로 쓰이면 안 된다”고 거듭 주장 중이다. 반면 당권을 쥐고 있는 손 대표는 ‘당 화합’과 ‘연동형 비례대표’와 같은 정책 관철을 뒷받침할 혁신위원장을 광범위하게 찾는 중인 걸로 알려졌다.

다만 당헌당규에 다르면 혁신위 설치는 퇴진파가 다수를 점하는 최고위의 의결이 필요하다. 결국 손 대표 측, 안철수계, 유승민계가 모두 동의하는 인사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해야 하는 것이다. 손 대표 측의 한 의원은 “현실적으로 혁신위원장은 어느 누가 일방적으로 선임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국 각 계파가 모두 동의하는 인물로 모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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