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정부]내로남불 文의 사람들, 배신감 키웠다

‘똘똘 영민’, ‘조품아’ 등 다주택 소유 풍자하는 신조어까지
“고위공직자 이중적 처신에 정부 부동산정책 신뢰 곤두박질”
  • 등록 2020-07-09 오후 4:29:30

    수정 2020-07-09 오후 9:33:34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똘똘 영민(똘똘한 한 채 남긴 노영민)’ ‘조품아’(조국이 품은 아파트) ‘흑석 김선생(흑석에 상가주택을 산 김의겸)’ ‘과천 김수현’….

전·현직 고위 관료들의 다주택 보유를 풍자하는 별칭들이다.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고위공무원, 다주택자인 국회의원들을 전수조사해 연금폐지 및 직위해제를 하라는 청원까지 제기됐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지방 아파트 우선 처분 논란으로 확산된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정치인·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보유 사실이 드러나면서 들끓고 있다. 정부가 규제와 증세 일색으로 다주택자에겐 집을 팔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사이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들은 ‘내로남불’식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다주택 청와대 참모진에게 집을 팔라고 일선에서 권고한 노 실장은 정작 자신은 서울 반포에 있는 ‘똘똘한 한 채’를 남기고 3선을 한 지역구의 청주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은 치솟고 민심이 악화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라며 연이어 규제방안을 내놨지만 이번 일로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노 비서실장이 현재 관사에 살고 있어 갭투자 용도로 반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샀다.

노 비서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가족의 거주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이달 내에 서울 소재 아파트도 처분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결과적으로 노 비서실장은 수억원의 양도소득세를 아끼게 됐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조차 비판론이 제기되면서 경질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고가의 건물 매입 사실이 드러나 투기 논란에 휩싸이며 옷을 벗은 전례가 있다. 김 전 대변인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공직자 재산 변동 내역을 통해 지난 2018년 서울 동작구 재개발 지역에서 25억원 상당의 고가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선언하고 안정화 정책을 펴온 문정부의 대변인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에 나섰다는 비판으로 이어졌고, 결국 자진사퇴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설계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갖고 있는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과천자이(옛 과천주공 6단지·전용 82.69㎡)는 재건축 효과 덕에 수억원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실장이 취임한 2018년 말 당시 이주단계였던 이 아파트는 내년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별양동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과천자이는 시세가 9억원에서 출발해 지금은 17억원에서 최대 19억원까지 가격이 뛰었다”고 전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배우자와 함께 아파트 거래로 지금까지 17억여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조 전 장관이 보유해 ‘조국 아파트’로 유명한 방배삼익아파트는 최근 사업 시공자까지 정해지면서 재건축 사업이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 없는 국민이 전국에 걸쳐 50%가 넘는 상황에서 사회지도층들은 집을 수채를 보유하고 있다거나, 한 채를 보유하더라도 값비싼 강남권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데 어느 누가 정부 편을 들어줄 수 있겠는가”라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연일 부동산 규제만 쏟아낼 태세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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