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또 우릴 실망시켰다”‥트럼프 맹비난(종합)

美연준, 10년만에 금리인하 결정 불구
파월 “장기적인 금리인하 사이클 아니다”
“보험성 금리인하” 강조하자 시장은 ‘실망’
  • 등록 2019-08-01 오후 4:19:37

    수정 2019-08-01 오후 4:49:24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AFP)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이준기 뉴욕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7월 만이다.

하지만 시장은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 금리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장기적인 인하 사이클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뉴욕증시는 오히려 급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첫 금리인하

연준은 지난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종전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연준이 종전 통화긴축에서 통화완화로 기조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앞서 연준은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고,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 4차례 등 지금까지 총 9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금리 인상이라는 긴축 기조를 끝낸 셈이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종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0.25%포인트라는 금리 인하 폭보다는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중립을 거쳐 완화로 옮겨오는 과정을 밟아왔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또 보유자산 축소 종료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9월말로 예정됐던 일정을 8월 중에 서둘러 종료키로 한 것이다.

보유자산 축소는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시중에서 사들인 국채 등을 다시 시장에 내다 파는 조치다. 그만큼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게 된다.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자산 항목으로 쌓여 있는 채권을 줄인다는 의미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라고도 부른다.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 보유자산 축소를 진행해왔다.

“인하 사이클 아니다” 파월 발언에 와르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하지만 파월 의장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자, 시장의 반응은 환호에서 실망으로 바뀌었다.

파월 의장은 “장기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는 명확하게 보험적 성격”이라며 “이번 금리 인하는 중간 사이클(mid-cycle)의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은 마치 항공모함이 움직이듯, 한번 방향을 잡으면 그쪽으로 계속 움직이는 관성이 강하다. 대외변수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과 달리 한번 인하 기조를 잡으면 그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파월 의장은 ‘보험적 성격’을 강조하면서 이번 금리 인하가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 아니라고 말했다는 건,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인하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과 위험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에서 바랐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다.

파월 의장은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우려하는 건 글로벌 경제”라면서“(미국의) 인플레이션도 약 2%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연준의 금리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위원 중에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그만큼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대한 연준 내 공감대가 약했다는 뜻이다.

“파월이 또 우릴 실망시켰다”

연준에 0.5%포인트 수준의 과감한 금리 인하는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맹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늘 그래왔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또 우리를 실망시켰다. 시장이 그로부터 듣고 싶었던 건 이번 금리인하가 길고 공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말이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연준으로부터 확실히 많은 도움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파월 의장도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파월 의장은 “우린 절대로 정치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개의치 않는다고 받아쳤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장중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는 350포인트(1.25%) 급락하며 2만7000선을 내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20포인트(0.65%) 하락한 3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0포인트(0.60%) 내린 8200선에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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