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거의 코로나19 이전이랑 비슷한 분위기에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나면 늘어나지, 이전처럼 돌아가진 않을 것 같아요.” (서울 강남 일대 한 파출소 경찰관)
지난 13일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의 클럽 거리는 그야말로 ‘불금’이었다. 금요일밤 거리는 간판마다 환한 조명에 한낮처럼 밝았고, 음악 소리가 울려퍼졌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로 골목골목을 채우고 있어 코로나19 이전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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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에서 친구와 함께 놀러 왔다는 안모(21)씨는 “스무살 넘어 못해본 ‘밤새 노는 체험’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일대 클럽과 헌팅 술집 등에서는 안씨와 같은 20대 초반을 공략하기 위해 ‘00년생~03년생 들어오세요’ 라는 간판을 내걸고 무료 술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벌이는 중이었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큰 길에도 차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늘었다. 순찰을 돌기 시작한 경찰차 역시 느릿느릿 속도를 낮췄다. 골목을 나서 집으로 돌아가려던 이들도 클럽 인파에 휩쓸려 빨리 걷지 못했다. 군데군데 편의점 앞 등에는 술에 취해 주저앉은 이들이 보였다.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는 20대 A씨는 “손님을 받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만취한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토로했다.
강남의 한 대형 클럽에서 매니저(MD)로 일하고 있는 B씨(28)는 “이제는 개장 후 한 시간도 되지 않은 때부터 테이블 90여개 중 2~3개 빼고 나머지는 다 꽉 찬다”며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속속 정상영업에 들어가고, 주말뿐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클럽 입구 밖에서 내부 인원 수와 분위기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들여다보니 빨간색과 초록색 등 조명 밑에서 춤을 추는 이들로 공간이 꽉 차있었다. A씨는 “이제 입장료 무료, 여성 게스트 무료 등 다양한 혜택을 동원하든지 해서 다시 손님을 끌어오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첫 차가 다니기 전 새벽 시간 역시 밤새 클럽에서 논 이들이 오전 시간 성행하는 ‘애프터 클럽’을 찾아서 취한 채로 이동하거나, 길 위에서 정신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강남 한 파출소 경찰관은 “술에 취해서 길에 누워있는 사람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며 “한 팀에 여성 경찰들을 2명 이상 두고 주취 문제, 클럽발 신고 등에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다시 신고가 늘어나고 있고,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비슷해져 우리 역시 코로나19 이전처럼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