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걸려 韓→日 데이터 이전한다는 라인, 정부 신뢰 되찾을까

중국발 개인정보 관리 불안 이슈 터지자
한국 소재 日이용자 데이터 이전 발표
日정부는 행정서비스 활용 중단 결정
2024년까지 이전 목표에 “늦다” 질타에도
라인 “안정성이 최우선…지연 문제없다”
  • 등록 2021-06-16 오후 4:37:16

    수정 2021-06-16 오후 9:35:39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일본 총리 간 회담이 성사되지 못하면서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국민 메신저 ‘라인(LINE)’을 두고도 일본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될 기미가 보여 우려된다.

지난 3월 중국에서 터진 개인정보 관리 불안 이슈 불똥이 한일 관계로까지 번진 것. 라인은 일본 정부와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국에 있는 일본 이용자 데이터를 2024년까지 전부 이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지 반응은 냉담하다.

라인 계획에 도쿄대 법학교수 ‘늑장’ 질타

16일 라인에 따르면 라인은 한국 네이버 데이터센터에 보관 중인 일본 이용자들의 프로필, 사진, 동영상, 파일 등 각종 데이터를 이달부터 일본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대화방에서 이용자끼리 주고받은 사진, 동영상, 파일(워드·엑셀·음성 등) 데이터는 이달 안으로 이전을 완료하고, △라인페이 데이터는 이달부터 시작해 올해 9월까지 이전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어 △카카오톡의 서랍과 유사한 기능인 킵(Keep) 내 텍스트, 사진, 동영상, 파일 데이터는 오는 7월에 이전을 시작해 2022년 2분기까지 완료하고, △앨범과 노트, 타임라인 데이터는 내년 1월에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안으로 이전을 마무리하고 △프로필과 이용자 신고 데이터는 내년 1월에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은 지난 3월 중국 소재 라인 위탁회사의 중국인 직원들이 일본 국민의 개인정보에 접속할 수 있었던 것이 확인되면서 국민적인 공분이 일자, 후속으로 내놓은 대책 중 하나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일본 정부와 국회의 비판을 받았고 8600만명에 달하는 일본 이용자들의 불신도 야기했다.

라인은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일본 라인 이용자들을 안심시려고 △중국의 개발 거점 및 외부 위탁업체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차단하고 △한국에 보관돼 있는 데이터를 일본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라인의 이번 데이터 이전 계획 발표와 관련해 모회사인 Z홀딩스가 시시도 조지 도쿄대 대학원 법학정치학 연구과 교수, 가와구치 히로시 가와구치설계 대표 등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한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는 지난 11일 간담회를 열고, 검수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특별위원회의 좌장인 시시도 교수는 “킵이나 앨범의 데이터 이전 시점이 뒤에 놓인 것을 두고 나를 포함한 특별위원회 다수가 놀랐다”며 “총의로 긴급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데이터 이전 완료 시점이 3년이나 소요되는 점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에 라인은 “토크 데이터는 특정 기간이 지나면 서버에서 자동 삭제되는 것과 달리 앨범, 노트 및 타임라인 데이터는 영구 저장된다”며 “요구되는 스토리지 용량 및 데이터 요소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일정을 다르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성 및 안전이 최우선 순위이기 때문에 각 데이터의 이전 스케줄은 변동될 수 있다”면서 “발표 일정에서 지연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라인페이 데이터는 여전히 안갯속

간담회에서는 라인페이 데이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라인페이 데이터의 이전을 오는 9월부로 완료하겠다는 내용 외에 밝힌 내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주요 쟁점으로는 △라인 데이터를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지 않은데, 왜 한국에 보관하고 있었는지 △저장된 데이터 중 입출금, 결제, 송금 등의 거래정보는 암호화돼 있는지 △일본 라인페이와 한국 네이버페이, 중국 위챗페이의 ‘글로벌 얼라이언스’의 정보 교환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특별위원회 내 기술검증부회의 가와구치 히로시 좌장은 “기술검증에서 다룬 것은 라인 앱에 대해서만 일뿐, 라인페이는 아니”라며 “금융청에서 다룰 문제”라고 답변했다. 앞으로 “조사 예정인가”라는 현지 매체의 질문에도 “미정”이라고 특별위원회 측은 밝혔다.

대화나 사진, 동영상뿐 아니라 결제 거래 정보 역시 매우 중요한 데이터인 만큼, 일본 현지에서는 명확한 특별위원회의 조사와 검증이 요구된다는 비판 보도가 이어졌다.

정부 라인 운용재개 시점엔 노코멘트

일본 정부가 행정서비스의 라인 운용을 재개하는 시점도 알 수 없다. 일본 내각 관방 및 총무성은 지난 4월30일 ‘정부기관의 라인 이용 가이드라인’을 발표, 개인정보 등 기밀을 요하는 정보의 취급이 있는 라인 이용을 중지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직원 개인의 계정을 사용해 업무 연락을 주고받는 것도 보안 정책에 위반된다고 해석했다.

한 달 이상이 흘렀지만 라인 이용 재개를 판단하는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라인은 “정부 및 지자체의 가이드라인 관련해 의견을 전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라인의 데이터 이전 발표와 특별위원회의 브리핑 이후로도 일본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야후 등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라인이 그렇게 필요해?’ ‘데이터 보존 장소를 바꾼다고 해도 오늘, 내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행정서비스에 라인이 꼭 필요하냐’ ‘라인페이 사용할 일 없을 것 같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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