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女가 추행이라면 추행!"...박원순 고소인 비꼰 검사 징계 요청

  • 등록 2020-07-15 오후 4:22:19

    수정 2020-07-15 오후 4:23:46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 나도 박원순 팔짱 끼는 방법으로 추행했다. 여자가 추행이라면 추행이라니까! 빼애애~”

이런 글을 올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고소인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는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4기)를 징계해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가운데)가 지난 13일 SNS에 올린 사진. (사진=뉴스1)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이날 오전 대검에 진 검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 진 검사가 쓴 글은 검사로서 체면과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니 대검찰청이 징계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여성변회 관계자는 “(진 검사의 글이) 너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성격도 짙어서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검은 진정서 내용을 검토한 뒤 감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 13일 진 검사는 ‘권력형 성범죄’라는 제목으로 박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글에서 그는 “권력형 성범죄 자수한다”라면서 “몇 년 전 냅다 달려가서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고 말했다.

진 검사는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다. 권력형 다중 성범죄다. 증거도 제출한다”며 박 전 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또 스스로 질의응답을 만들어 “팔짱 끼는 것도 추행이에요?”라는 질문에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추행이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님 여자예요?”라는 질문에는 “뭣이라? 젠더 감수성 침해! 빼애애애애~~~”라고 작성하기도 했다.

이어진 내용에서 진 검사는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 A씨가 ‘여론재판’이 아닌 민사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검사는 “현 상태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내용 관련 실체진실을 확인받는 방법은 여론 재판이 아니라,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손해배상채무는 상속됩니다.)을 해서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민사 재판도 기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진행하면 2차 가해니 3차 가해니 하는 것 없다”고 말했다.

진 검사는 “‘여론재판’은 ‘고소장만 내 주세요,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요’ 집단이 두루 연맹을 맺고 있어 자기 비용이 전혀 안 들고, 진실일 필요도 없다는 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고소장 접수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고인의 발인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선정적 증거가 있다고 암시하면서 2차 회견을 또 열겠다고 예고하는 등 넷플릭스 드라마 같은 시리즈물로 만들어 ‘흥행몰이’와 ‘여론재판’으로 진행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부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해당 분야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는 회의와 의심을 가지게 만드는 패턴으로 판단될 여지가 높다”고 비판했다.

이 글이 게재된 후 A씨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진 검사는 멈추지 않았다. 이어 올린 글 역시 논란이 됐다.

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게시글 전문
15일 게재한 글에서 진 검사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비서와 열애를 하다 결혼까지 했으며 불륜 사건은 현실과 드라마 모두에서 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형사 고소되지 않았고 민사소송도 제기되지 않았다”며 “남녀 모두 자신의 선택에 가정적인 책임을 부담했을 뿐”이라며 “갑자기 빌 게이츠를 성범죄자로 만들어 버리는 신공”이라고 주장했다.

또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는 갑자기 남성이 업무상 상사일 경우 여성은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돼 버리는 대법원 판례가 성립되는 것을 보게 됐다”며 “남성 상사와 진정으로 사랑해도 성폭력 피해자일 뿐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없는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리스 비극 ‘히폴리토스’ 이야기를 빌리기도 했다. 이는 그리스 영웅 테세우스의 아들인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사랑한 파이드라에게 모함을 당해 아버지에 쫓겨나 죽는다는 내용이다.

진 검사는 “BC(기원전) 428년에 쓰인 희곡인데, 시공을 초월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주는 처연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는 프레임을 짜고 물량공세를 동원한 전격전으로 달려든다고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논리로 증거를 분석하는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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