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슬럼프지만 매번 최선…더 새로운 모습 선보일 것"

['데뷔 20주년' 뮤지컬배우 김소현을 만나다]①
성악 전공하다 우연한 기회에 뮤지컬 데뷔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명성황후'…
男중심 뮤지컬시장서 독보적 女캐릭터 구축
"배우는 늘 자기와의 싸움, 100% 만족 없어"
  • 등록 2022-01-24 오후 9:00:18

    수정 2022-01-24 오후 9:12:12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01년 12월 4일 LG아트센터를 지금도 잊지 못해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었는데 커튼콜에서 박수가 쏟아지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그 순간 뮤지컬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어느 새 20년이 훌쩍 지났네요.”

지난달 4일 데뷔 20주년을 맞은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밝힌 소회다.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만난 그는 “올해부터 앞으로 다가올 20년을 기대하며 보다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소현과 만남은 그의 데뷔 20주년을 돌아보고 올해 보여줄 새로운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마련됐다.
최근 데뷔 20주년을 맞은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오페라의 유령’ 이후 뮤지컬 성장 함께 해

김소현은 국내 뮤지컬의 성장 과정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배우다. 뮤지컬시장의 전환점이 된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국내 초연에서 주인공 크리스틴 역으로 데뷔한 그는 지난 20년 동안 2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연 4000억원 규모로 커진 한국 뮤지컬의 성장을 함께 해왔다. 대표작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명성황후’ 등을 통해 남성 배우 중심의 뮤지컬시장에서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여성 뮤지컬배우의 롤모델로도 자리매김했다.

김소현는 지난 20년을 “꿈만 같았다”고 돌아봤다. 사실 그가 뮤지컬배우가 된 것은 우연과도 같았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인 김소현이 뮤지컬을 접해본 적 없이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에 참여한 일화는 유명하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오페라 가수로 유럽에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때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을 아직 못 뽑았으니 오디션에 한 번 나가보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었죠. 오디션에서 ‘오페라의 유령’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했더니 당황하던 설도윤 대표(‘오페라의 유령’ 국내 초연 제작사 설앤컴퍼니 대표)님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나요(웃음).”

당시 김소현은 ‘오페라의 유령’에 메인 배우가 아닌 얼터 배우(주연이지만 공연 출연 횟수는 적은 배우)로 캐스팅됐다. 그러나 크리스틴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뮤지컬배우로서 존재감을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지금도 그를 따라다니는 별명은 크리스틴에서 따온 ‘크리’. 2001년 공연을 녹음해둔 음원을 요즘도 가끔 듣는다는 김소현은 “때 묻지 않은 순간이 떠올라 많은 자극이 된다”며 웃었다.

이후 20년간 국내 뮤지컬시장의 성장에 대해선 “이제는 한국 뮤지컬도 수준이 정말 높아졌다”며 놀라워했다. 김소현은 “‘오페라의 유령’ 무대를 보며 놀라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창작뮤지컬도 그에 못지않은 수준이 됐다”며 “관객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져 배우로서 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뮤지컬배우 김소현의 대표작. 왼쪽부터 ‘오페라의 유령’ 2009년 공연, ‘엘리자벳’ 2018년 공연, ‘마리 앙투아네트’ 2019년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EMK뮤지컬컴퍼니)
김준수가 세운 새 소속사서 폭넓은 활동 예고

코로나19로 공연계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에도 김소현은 ‘모차르트!’ 10주년 공연, ‘명성황후’ 25주년 공연 등 의미 있는 무대에 출연하며 뮤지컬계를 든든히 지켰다. 지난해 10월 막을 내린 ‘마리 앙투아네트’ 세 번째 시즌 공연에서 한층 원숙해진 연기와 노래로 20년 세월을 무색하게 만드는 열연을 펼쳤다. 이제는 무대가 익숙해졌을 법도 하지만, 김소현은 “매일이 슬럼프”라고 털어놨다.

“무대에선 배우가 설령 다리를 다치는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공연을 해야 해요. 그래서 매 순간 ‘오늘은 100점’이라며 만족한 적이 없어요. 늘 자기와의 싸움이죠. 하지만 이런 직업을 만난 것이 정말 소중하고, 그래서 더 행복합니다.”

김소현은 이제 새로운 20년을 준비한다. 약 3년 반 동안 소속사 없이 활동해온 그는 최근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었다.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을 함께 하며 친분을 쌓은 뮤지컬배우 김준수가 설립한 매니지먼트사 팜트리아일랜드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김소현은 “뮤지컬배우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김준수 대표님’에 대한 믿음으로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며 “뮤지컬 외에 드라마 등 다른 분야를 통해서도 더 많은 대중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최근 데뷔 20주년을 맞은 뮤지컬배우 김소현이 최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이데일리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뮤지컬배우 김소현은…

△1975년생 △서울대 성악과 학사 및 동 대학원 성악과 석사 △1997년 한국청소년성악 콩쿠르 대학부 여자부문 1위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으로 데뷔 △대표작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명성황후’ 등 △2008년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마이 페어 레이디’) △2016년 제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여우주연상(‘명성황후’)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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