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는 지난 27일 배포한 ‘H증권사 애널리스트 부정거래 사건 언론 설명 문안’에서 리서치센터 연구원 오모(39·구속)씨에 대해 “2016년 5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자신이 작성한 조사분석자료(기업분석 보고서)에 기재된 추천 종목을 어머니 계좌로 (사전에) 매수하고, (해당 자료) 공표 후 주가 상승 시 매도해 4억3000만원상당 부당이득을 챙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공개했다.
오씨는 자신과 동료가 쓴 종목 리포트 핵심 내용을 미리 친구인 이모(39·불구속 기소)씨에게 알려줘 해당 종목을 사들이게 했다가 리포트가 시장에 나온 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워 총 16억6000만원가량 매매차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운 대가로 현금과 체크카드 등 금품 6억원어치를 받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수재 등) 혐의도 받는다. 이 중 자신이 낸 리포트에 관한 7억6000만원상당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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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문제는 이를 걸러내지 못한 데 있다. 검찰은 오씨가 종목 리포트를 발표할 때 모친 이름을 빌린 계좌에 엄연히 들고 있음에도 ‘자료를 작성한 날 현재 해당 기업 유가증권(주식, 채권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으로 기재한 것은 엄연한 사기로 판단한다. 이런 ‘컴플라이언스 노티스’를 어기면서까지 모친 명의로 해당 종목 주식을 사고판 것은 기업분석 보고서를 볼 투자자를 속일 고의가 깔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종합검사를 나가면 중점적으로 보는 지점도 차명 계좌 개설 및 운용 여부다. 연간 검사계획에 따라 금감원은 올해 H증권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준비 중이다. 금감원이 지난 2013년 H증권사에 대해 종합검사를 한 이후 약 7년 만이다. 다만 현장검사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예정보다 밀릴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별사법경찰 및 검찰 수사 결과를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했다”며 “검사 시 내부통제가 다른 증권사보다 느슨했는지 집중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