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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임석정 CVC캐피탈파트너스(이하 CVC캐피탈) 한국 회장이 셀트리온 투자에 나선다. 셀트리온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판단을 한 그는 올해 말 CVC캐피탈 회장직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올해까지 CVC캐피탈 한국 회장직을 맡은 후 내년부터는 고문(Senior advisor)으로 물러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9월 CVC캐피탈 회장으로 취임한 지 2년 만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JP모건 한국지점 대표를 맡으면서 LG카드 채권 매각(2007년)을 비롯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생명 지분 매각, OB맥주 매각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거래의 자문을 맡아 성사시킨 인물이다. 국내 IB업계 1세대 인물이라는 이름값 때문에 사모펀드(PEF) 업계로 이동한 그의 행보는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초 CVC캐피탈은 셀트리온홀딩스에 대한 투자를 검토했지만, 최근 급격하게 셀트리온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기대수익률 등 여러 지표가 CVC캐피탈 내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실제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 3월 이후 두배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임 회장은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산업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고 반도체산업을 이을 국내 주력산업이 될 것이고 판단, 독자적인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투자는 셀트리온홀딩스가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펀드결성은 다음달 이뤄질 예정이며, 내년 1월 모든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거래가 마무리되면 임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2대주주가 된다. 현재 셀트리온홀딩스는 서정진 회장이 지분 93.86%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임 회장의 투자로 유입된 자금을 해외 M&A 등에 사용할 전망이다.
다만 임 회장은 CVC캐피탈과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 공동 투자 등 여러 협력을 고려할 계획이다. 특히 CVC캐피탈이 추진하는 바이아웃(BuyOut·경영권 인수 후 매각) 거래 등에 지속적으로 조언할 방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CVC와의 관계가 종결된 것이 아니라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투자에 있어서도 CVC와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을만한 거래를 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