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업 종료·全직원 정리해고..유업계 위기 현실화(종합)

신동환 대표, 사내 메일로 사업종료·정리해고 통지문 발송
신 대표 취임 후 5년간 적자규모 지속 확대
노조 측 “경영진 사업 주먹구구식 운영...법적 대응할 것"
  • 등록 2022-10-17 오후 6:13:39

    수정 2022-10-17 오후 9:32:29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적자에 시달린 범롯데가의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결국 문을 닫는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는 과정에서 활로를 모색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는 17일 전사 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 통지문을 발송했다. 신 대표는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다”면서도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푸르밀 측은 해고 통보는 50일 전까지 해야 한다면서도 “근로기준법 제24조 3항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 해고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사업 종료·정리해고일을 11월 30일로 공지했다.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전 사원이다.

노조 “협상절차 없이 일방적 해고통지”…연대투쟁 예고

직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시대가 변화하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사업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롯데 분사 이후로 현 대표가 사업을 주먹구구로 운영을 해서 사업이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며 “향후 법적 대응뿐만 아니라 각 지역 노동조합 및 서울 상급 단체, 관련 농가들과 함께 연대 투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사측은 노조와 해고와 관련해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를 해야 한다. 다만 푸르밀 본사에는 노조가 없는 만큼 근로자 대표 등과의 아무런 협의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사 관계자는 “수익이 안 나는 기존 사업을 종료하고 새로운 사업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며 “직원들에게 어떻게 보상할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해고 통보 외에 아무 조치가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 (사진=푸르밀)
푸르밀, 적자폭 확대…유업계 전반 침체 방증

푸르밀의 사업종료 소식은 전국단위 유업체의 첫 사례라 주목된다.

푸르밀은 1978년 설립한 롯데우유가 모태로 2007년 고 신격호 롯데 회장의 넷째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면서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둘째아들인 신 대표가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첫 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 단독 경영에 나섰지만 분위기 전환에 실패했다. 경영난 해소를 위해 지난달까지 LG생활건강(051900)과 매각을 논의했지만 LG생활건강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무산됐다.

유업계에서는 푸르밀의 사업종료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상징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 원유 과잉생산, 원윳값 인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유업계가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며 “유업계가 최근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는 것도 우유사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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