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수장의 포스트 코로나 진단…"메가딜 시장 온다"

[월가 리더에게 듣는다]③
존 월드런 골드만삭스 대표
본지, IIF 멤버십 총회 국내서 유일 참석
"우리 고객들, M&A에 더 공격적으로 변해"
"돈풀기 정책, 시장·기업에 유동성 돌게 해"
"코로나 부양책, 경제 회생 위해 꼭 필요"
  • 등록 2020-10-20 오후 6:19:36

    수정 2020-10-20 오후 9:40:12

세계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이끄는 존 월드런(50)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고객들은 더 공격적으로 거래하고 딜을 성사시키고 싶어 한다”고 했다. (사진=IIF 화상 멤버십 총회 캡처)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초대형 인수합병(M&A)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세계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이끄는 존 월드런(50)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의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코로나19 이후 (시장에서 살아남은) 더 강한 기업들이 해당 산업 내 또는 그 외의 회사를 품는 초대형 M&A(sizable amount of large-cap M&A)를 계속 보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데일리는 이번 총회에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함께 했다. IIF는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400여개 대형 민간은행과 투자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국제금융기관 연합체다.

존 월드런 대표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하며 데이비드 솔로몬 대표와 함께 골드만삭스를 이끄는 양대 산맥이다. 2000년 입사한 후 주요 직책을 맡아 승승장구하며 골드만삭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대형 M&A, 계속 보게 될 것”

월드런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우리 고객들은 더 공격적으로 거래하고 딜을 성사시키고 싶어 한다”며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M&A 중개·주선 등을 통한 수수료 수입이다.

그는 “업계의 대기업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경쟁력이 약해진) 중소기업들을 편입하려는 시도가 많다”며 “대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중앙은행이 큰 폭 내린 금리를 이용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 사실상 M&A를 장려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이뤄진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 이상 대형 글로벌 M&A의 합산 규모가 4560억달러(520조원)에 달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M&A 건수는 36건이었다.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이같은 경향은 더 짙어질 것이라는 게 월드런 대표의 생각이다.

가장 최근인 19일 하루에만 알려진 대형 M&A가 세 건이었다.이날 SK하이닉스는 인텔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등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총액이 90억달러다. 글로벌 7대 메이저 석유회사로 꼽히는 미국 코노코필립스는 셰일오일업체 콘초리소시스를 9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미국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은 지난달 선불폰업체 트랙폰을 7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한데 이어 한 달여 만인 이날 켄터키 지역 무선통신사업자 블루그래스 셀룰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지 않은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에는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무려 40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반도체업계 역사상 가장 최대 규모 M&A다.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로 잘 알려진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바이오업체 이뮤노메딕스를 사들이는데 200억 달러를 썼다.

사진=AFP
◇“코로나 부양책, 경제 회생 위해 꼭 필요”


월드런 대표는 또 이번 팬데믹 과정에서 정책당국이 보인 돈 풀기를 두고 “매우 감명 깊었다”고 했다. 그는 “위기에 대응하는 당국의 대응은 그 속도와 지원 규모 등에서 인상적이었다”며 “시장과 기업에 유동성을 다시 돌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와 호텔업계 등 일부를 제외하면 많은 산업 분야가 차입 부담 완화를 등에 업고 이런저런 시도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 연장선상에서 현재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코로나19 5차 부양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월가의 다른 대형 금융사 수장들과 비슷한 시각이다. 월드런 대표는 “(그동안 재정 대응이 좋았지만)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 경제의 회생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드런 대표는 하지만 팬데믹발(發) M&A 급증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M&A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불편한 진실(uncomfortable reality)을 마주할 수 있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실업이 늘어날 경우 사회 전반은 보다 복잡해질 것”이라고 했다.

인력 자동화로 인한 고용 감소 압력에 이어 예기치 못한 팬데믹발 변수까지 등장했다는 의미다. 미국의 실업률은 셧다운 직후인 4월 14.7%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7.9%까지 떨어졌지만, 팬데믹 이전 3%대까지 내려갈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를 두고서는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존 월드런 대표는…

△1970년생 △미국 미들버리 칼리지 학사 △골드만삭스 입사(2000년) △레버리지금융 공동책임자 △투자금융서비스 글로벌책임자 △투자금융 부문(IBD) 공동책임자 △대표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국제금융협회(IIF) 집행위원 △싱가포르통화청(MAS) 국제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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