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장비에 대한 보안 검증을 공식화해 보안 논란이 있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견제에 나섰으며, 통신사들에게는 5G 투자 시 조세혜택을 언급하면서도 5G 통신비 인하와 함께 정부가 요금제 설정권을 갖는 보편요금제 법제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17일 열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사 CEO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되면서 기업별로 유·불리가 갈리게 됐다.
일단 정부 일정(2019년 3월)에 맞춰 5G 장비 공급을 자신한 삼성전자에는 호재다. 하지만 5G 상용 장비(3.5GHz대역) 개발에서 앞섰다고 평가받는 화웨이나 화웨이 장비 도입을 공식화한 LG유플러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
통신사들은 정부로부터 5G 투자 시 조세 혜택이나 부가가치세 환급에 노력하겠다는 답변은 얻었지만, 5G에서도 통신요금을 지속적으로 줄여가자는 입장을 전달 받아 수십 조 원을 5G 통신망에 투자한 뒤 사업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한 고민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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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장관의 발언은 지난 6월 주파수 경매이후 5G 장비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강조했던 LG유플러스에는 악재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주파수량은 경쟁사보다 20MHz 폭을 덜 확보했지만 “선도적으로 장비를 구축하고 차별화된 서비스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화웨이 장비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업계에서는 통신3사 중 LG가 가장 먼저 5G를 제공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반면 국내에 5G 장비 공급을 자신한 삼성전자에는 호재다. 장관이 고객인 통신사 CEO들을 만나 직접 국내 관련업체들과의 동반성장, 상생협력 노력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전성배 통신정책국장은 “5G로 서비스, 장비, 단말 콘텐츠 업체 같이 성장하고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장관이 요청했고 3사 CEO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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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국내 통신사들이 5G 장비로 화웨이를 아예 안 쓸 가능성은 적다는 평가다. 일단 내년에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하는 시점에는 삼성 장비를 쓰는 통신사가 더 많겠지만, LG유플러스를 포함해 SK텔레콤이나 KT도 삼성전자, 화웨이, 노키아, 에릭슨LG 등 복수 업체로 5G 장비를 구축하려 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이 화웨이를 선호하는 것은 화웨이 장비 가격이 삼성보다 저렴하고 현재 시점에서는 상용 장비 개발에 앞서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LG유플러스는 LTE에서도 화웨이를 택한 바 있다.
유 장관은 “5G로 가면서 소득 하위 20% 계층 정도에는 무료화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고, 전 국장은 “최근 KT나 SK텔레콤의 요금인하는 긍정적이나 보편요금제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이런 개편까지 갔을까”라며 “정부가 (요금제를 정하는) 보편요금제 도입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5G 는 많은 투자가 있어 기업에 부담이다. 5G 투자 시 조세 감면을 추가하거나 부가세 환급 등을 법제화해 달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주파수 대가를 내고 있는데 방송통신 영역 R&D뿐 아니라 이용자 혜택이나 복지를 늘릴 수 있는 인력양성 등에도 써달라”고 제안했다.
16일 이사회에서 LG유플러스 신임 CEO로 선임된 하현회 부회장은 첫 참석인 만큼 경청에 신경 썼다. 하 부회장은 “5G가 중요하고 급하게 돌아가는 부분들을 빨리 따라가기 위해 정부의 의지를 살피고 두 회사와 생각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참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