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평등’ 외치던 정의당, ‘김종철 성추행’ 폭탄에 치명상(종합)

25일 김종철 대표 직위해제… 장혜영 의원이 피해자
“신뢰를 배신으로 갚아” 4·7 보선 앞두고 혼란 불가피
초유의 사태, 집단 탈당 가능성도 제기
  • 등록 2021-01-25 오후 3:36:36

    수정 2021-01-25 오후 9:35:09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나 직위해제됐다. 2세대 진보 아이콘으로 주목받았으나 대표 취임 100일을 넘기자마자 불명예 퇴진했다. 젠더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던 정의당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됨과 동시에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하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00일 만에 불명예… 김윤기 직무대행

정의당 대표단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김 전 대표를 당 징계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하고 당규에 따라 직위해제했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당 대표단은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사퇴 여부와 관계없이 징계를 의결했다. 공석이 된 당대표직은 김윤기 부대표가 직무대행이 맡는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여의도 모처에서 당무상 면담을 위해 장 의원을 만났다. 이후 식사를 마치고 차량을 기다리다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18일 당 젠더인권본부에 전달됐으며 일주일간의 조사 후 대표단 회의에 보고됐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며 “가해자인 김종철 전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조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심각성에 비춰 무겁고 엄중한 논의를 진행했고 신속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해자인 장 의원의 의사에 따라 형사상 고소는 하지 않기로 했다. 피해자의 신원을 밝힌 것 역시 장 의원의 결정에 따랐다. 김 전 대표의 음주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용서받지 못할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큰 상처를 입었다”며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었는데 신뢰를 배반하고 배신으로 갚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당대표직 사퇴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 이수 △정의당 당기위원회 제소를 통한 엄중한 징계를 통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후 김 전 대표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가족과 함께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피해자 임을 스스로 밝힌 것에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자, 깊이 사랑하며 몸담은 정의당과 우리 사회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4·7 보궐선거 앞두고 혼란 불가피

정의당은 대표단 회의와 전국위원회 논의를 거쳐 후임 당 대표 선출 일정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당 대표의 성추행 및 불명예 퇴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만큼 혼란이 불가피하다. 집단 탈당 가능성이 불거지는 가운데 정의당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위원장은 대표단의 직위해제 결정 직후 화상 연석회의를 열고 관련 상황을 공유했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가 발단이었던 만큼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정의당은 지난 21일부터 후보 등록을 시작했으며 서울시장 후보에 권수정 서울시의원이, 부산시장 후보에 김영진 부산시당 위원장이 출마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당 대표의 성추행으로)대표단이 많이 놀라고 충격을 받았으며 참담한 심정”이라며 “출마한 두 후보의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한 후 당내 의견을 수렴해 선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왼쪽)와 정호진 대변인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종철 당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기자회견 도중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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