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살 영감 인격모독"..경비원 군대식 갑질논란 수사 착수

극단적 선택한 70대 경비 노동자
동료 "군대도 아닌데 지시하면 복명복창 요구"
갑질 의혹 관리자 "고통 준 적 없다" 부인
  • 등록 2023-03-15 오후 8:52:42

    수정 2023-03-15 오후 8:59:18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70대 경비원이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숨진 가운데 경찰이 갑질 여부를 수사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40분께 대치동 한 아파트 단지 내 경비사무실 인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박모(7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숨지기 전 유서에서 “나를 죽음으로 끌고 가는 관리자는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동료들에게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도 박씨가 관리책임자 때문에 힘들었다고 전했다. 박씨 동료 A씨는 “군대도 아닌데 ‘지시하면 복명복창해야지’라는 식으로 인격적 모욕을 많이 줬더라”며 “‘매일 한 시간씩 직원들을 시켜서 사진 찍어 보내라’, ‘근무 제대로 안 하고 졸고 있는 사람 보내라’라는 갑질이었다. 툭하면 큰소리를 쳤다”고 전했다.

또다른 동료 B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네가 왜 반장이 돼서 제대로 뭐했냐, 이러면 이제 꼬투리 잡힌 거예요. 1월 말까지만 하고 그만두라고 이제 자꾸 압력을 넣었다”며 “군대식으로 70살 먹은 영감들한테 너무 인격적 모독을 줘 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경비대장이었던 박씨는 사흘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갑질 의혹을 받는 관리책임자는 JTBC에 “박씨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준 적이 없다”며 “강등이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인사조치를 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서에도 내가 어떤 걸 괴롭혔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사건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전수 조사해 엄정히 수사할 계획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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