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외친 中시진핑, 한국에 反세계화 경제 보복

中, 경제 보복을 외교 압박 무기로 활용
韓, 대중 수출 25%…자동차·화장품·휴대폰 등 타격
성형·호텔·여행 등 관광 타격…제주도 예약 취소 잇달아
  • 등록 2017-03-07 오후 4:42:13

    수정 2017-03-07 오후 4:42:1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중국 정상으로는 처음 세계경제포럼(WEF), 이른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포용적 세계화(inclusive globalization)’를 제시했다. 이후 몇 달 동안 시 주석은 자유무역에 대한 국제 규범 체계를 옹호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도입에 반발해 한국에 대응하는 것을 보면 그가 주장한 세계화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 보복을 외교적 무기로 사용, 세계화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中, 경제 보복을 외교 압박 무기로 활용

중국의 경제 제재는 과거에도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무기로 쓰였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동중국해에 대한 영토 분쟁이 있었을 때 일본 기업들의 희토류 주문을 일제히 거부했다. 같은 사안으로 2012년엔 중국인들이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여 큰 타격을 입혔다. 당시 일본 자동차 업체의 중국 판매율이 회복되는 데 1년 가량 걸렸다. 2012년 필리핀과 남중국해 분쟁이 있었을 때에는 중국인들의 필리핀 관광을 제한하는 한편 필리핀 수입품의 검역·검사를 대폭 강화해 결국 필리핀 정부의 항복을 받아냈다. 제임스 레일리 시드니대학 국제관계 부교수는 “중국은 외교적 압력을 다각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소비자의 힘을 사용하는 것에 더욱더 흥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에게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한국이 중국의 반(反)사드 제재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이 경제적 보복을 철회하더라도 한국이 피해를 복구하는 데에는 1년 가량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불만을 가지면 수억명이 등을 돌리게 된다”면서 중국과 한국의 외교적 긴장 관계가 K팝 스타나 제주도의 테디베어 박물관에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韓, 대중 수출 25%…자동차·화장품·휴대폰 등 타격

문제는 중국이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2월 기준)은 2015년 23.9%, 2016년 24.1%, 2017년 25.7%로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휴대폰, 화학제품 등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언론의 선동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퍼지고 있다. 그 여파로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달 27일 이후 롯데쇼핑의 주가는 9% 가량 하락했다. 중국이 최근 소방법 위반 등을 이유로 중국 내 롯데마트 23곳에 대해 무더기 영업 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중국을 최대 시장으로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 주가는 6일 1.4% 하락했다. 올 들어 이미 19%나 하락한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이날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캐서린 림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한국 화장품 제조업체 수익의 절반 가량이 중국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면세점 판매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산업 수출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국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 중국 주요 인터넷 스트리밍 기업들이 한국의 드라마를 포함한 인기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한국 수출에 비관세 장벽을 부과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규범을 위반할 경우 국제법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제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최소 수 년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는 불가피하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최근 사드 관련 중국의 조치들이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지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은 한중 FTA 기본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측이 조속히 투자환경 개선에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성형·호텔·여행 등 관광산업 타격…제주도 예약 취소 잇달아

한국 내부적으로는 관광 관련 산업의 피해가 가장 크다. 중국은 최근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했다. 이후 예약 취소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중국인 방문객은 지난 해보다 70% 정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해 제주도의 외국인 방문객 중 85%인 310만명이 중국인이었다면서 주요 관광 명소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호텔, 여행사, 렌터카 회사 등이 모두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테디베어 박물관은 올해 중국인 방문객이 20% 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홀로그램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았던 플레이케이팝 박물관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그동안엔 하루에 6~7개 중국 관광객 그룹이 방문해왔다.

여기에 성형을 위해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까지 감소하게 되면 성형 관련 업체들의 매출도 줄어들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난 해 4분기 중국 매출은 169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18%를 차지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올 들어 14% 감소했으며 지난 3일에는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대중 소비재 수출과 중국의 한국 관광객이 각각 20%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2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목표치로 내세운 올해 수출 5100억달러 달성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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