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증인 빠진 '세월호 청문회'…공기주입·방송개입 등 도마(종합)

"공기주입 대신 대형 크레인으로 선체 붙잡았어야"
전 KBS 보도국장 "사장, 朴대통령 보도 저녁뉴스 앞부분 배치 지시"
증인 28명 중 8명만 나와…김기춘 전 실장·이정현 대표 등 불출석
  • 등록 2016-09-01 오후 9:54:11

    수정 2016-09-06 오후 6:33:01

이석태(가운데)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장이 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제3차 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현욱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3차 청문회’ 첫째 날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등 주요 증인들이 예상대로 대거 불참한 채 진행됐다.

증인으로 나온 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은 박근혜 대통령 관련 보도를 저녁뉴스 앞부분에 배치하라고 요구한 길환영 전 사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추가 폭로했다.

박종운 특조위 상임위원은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3차 청문회에서 “구조구난의 골든타임에 정부가 시행한 에어포켓 공기주입은 소형 공업용 공기압축기(콤프레셔) 등을 사용했고 도면도 없었다”며 “수색 실패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한 사기행각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박 대통령과 김 전 해양경찰청장은 유가족들에게 에어포켓 공기주입을 시도했으니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홍보했었다.

박 위원은 “실효성 없는 공기주입 대신 크레인으로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지 않도록 선체를 붙잡거나 유속측정기를 설치했어야 했다”며 “사고해역에 도착한 3600t짜리 크레인 2대로 충분히 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사 당시 정부의 지휘·보고 체계에 대해선 “콘트롤타워가 돼야 할 국가안보실에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김 전 비서실장과 김장수 주중대사(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나오지 않은 탓에 특조위는 이들의 육성을 녹음한 기계음을 재생시켜 마치 묻고 답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연출을 했다.

특조위는 오후 섹션에서 총 20명의 증인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언딘의 김윤상 대표와 김천일 이사만 나왔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언론보도의 공정성과 적정성도 도마에 올랐다.

김서중 비상임위원은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유병언 일가 관련보도로 초점이 이동한 것을 두고 ‘세월호 보도참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4차례 걸쳐 유병언 수사를 사실상 지시를 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진동 TV조선 전 사회부장에게 ‘외부의 의견으로 유병언 관련 보도가 많이 나왔냐’는 취지로 물었다. 이 전 부장은 “TV조선에 뉴스·시사프로그램이 많아서 그런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특조위는 지난 6월 김 전 국장에게 전화해 “(KBS가) 해경 비판을 자제하라”고 압박한 의혹을 받는 이 대표를 사전방문해 대면조사한 내용을 녹취해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불출석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대표는 “사실과 다른 오보가 있어서 정부 입장에서 바로 잡아달라는 입장으로 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 국장은 “당시 정황상 국방부의 해명자료보다 앞서 공개된 진성준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한 국방부의 답변서류가 더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길 전 사장에게 매일 오후 5시에 (뉴스의 내용과 순서가 담긴) 큐시트를 보고했으며 길 전 사장은 방송 시작 20분 내에 박 대통령이 보도되길 주문하곤 했다”고 폭로했다.

특조위는 이날 오전 세션에는 해양경찰과 해군이 참사 당시 세월호 내부상황이 기록된 폐쇄회로(CC)TV 저장장치(DVR)를 은밀히 수거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DVR 수거 직후 공식적인 인양 실적에 기재하지 않은 데다 참사 두 달이 지난 시점에 긴급하고 은밀하게 진행됐다는 이유에서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상갑 한국해양대 교수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쓰이기 위해 세월호에 실린 철근 400여t이 선체의 복원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세월호 출항 당시 적재 화물별 중량과 적재 위치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세월호 특조위는 3차 청문회 첫 날에 모두 28명의 증인을 신청했지만 김 전 보도국장과 김윤상 언딘 대표, 이진동 TV조선 전 사회부장 등 8명만 참석했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은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대사,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은 출석 여부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며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 여부를 추후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청문회 둘째 날인 2일에는△참사 이후 피해자를 대하는 국가 조치의 문제점 △온전한 세월호 선체 인양과 인양 후 미수습자 수습 △해경 주파수공용통신(TRS) 음성분석 결과 등의 주제를 다룬다.

1일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서 유가족들이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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