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가시화..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료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 48.4% 확보..3자연합 41.7%
3자연합, 지분 경쟁 승리 불가능에 가까워
이긴다 해도 할 수 있는 일 없어..이사 13명 선임?
  • 등록 2020-12-01 오후 5:50:19

    수정 2020-12-01 오후 9:17:32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약 1년간 끌어온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참여로 조원태 회장측이 절반에 가까운(48.4%) 지분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연합은 41.7%로 지분율이 낮아지게 됐다.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한 3자연합을 이룬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KCGI는 1일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 및 독립적 이사회에 대한 소신은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한 고민과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자연합이 경영권 분쟁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한진칼의 유상증자와 산업은행의 지분 참여 등으로 조 회장과의 지분 경쟁이 역전됐고 특히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 48.4%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론 조 회장측이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지분 매입과 소액주주들과의 연대를 통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론 거의 불가능하다. 3자연합 중 지분 매집에 나설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있는 곳이 없고, 있다고 해도 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싸움에 배팅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설사 지분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지주사인 한진칼 이사회를 장악해 조 회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선임해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진칼 이사회 정관에 따르면 이사 해임을 위해선 주주 3분의 2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조 회장 측이 50% 가까운 지분을 쥐고 있어 불가능하다.

다른 방법은 현재 이사회의 이사진보다 많은 이사진을 새로 선임하는 것인데 이 역시 여의치 않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12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3자연합이 주주총회에서 13명의 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하는데 그러면 총 이사 수가 25명이 된다. 이같은 이사 수는 비슷한 규모의 기업뿐만 아니라 더 큰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일이 현실화될 경우 사상 초유의 ‘봉숭아학당’ 이사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안건에 대해 소액주주들로부터 찬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재계 관계자는 “10% 가량의 소액주주들이 항공산업 재편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손 잡은 산업은행과 조원태 회장, 현 이사진 의사에 반해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없다”며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진칼 주가는 1일 종가 기준으로 2.93%(2200원) 떨어진 7만2800원으로 마감했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일때 최고 11만1000원(4월 20일 기준)까지 올라갔으나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끝난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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