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현 아이진 연구소장 “화이자·모더나 백신 단점 개선…내년 말 허가 목표”

아이진, 국내 mRNA 백신 개발사 중 가장 앞서
부작용 없고 콜드체인에도 유리…변이에 대응력↑
대상포진 백신 임상 1상 완료…기술수출 논의 중
정부와 mRNA 백신 개발 지원 위해 협의 중
  • 등록 2021-03-29 오후 4:55:06

    수정 2021-03-29 오후 9:47:36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기존 화이자·모더나의 mRNA 백신의 단점을 모두 개선했다. 중증부작용 아낙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전달체를 사용하지 않았고 콜드체인이 필요하지 않다. 올 상반기말 임상 1상에 들어가 내년 말에 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 예방효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mRNA 백신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에서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든 회사가 있다. 면역보조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 중인 아이진(185490)이다. 김석현 아이진 연구소장은 29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백신 주권을 갖고 향후 다른 팬데믹에도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 비전”라고 강조했다.

김석현 아이진 연구소장이 29일 이데일리와 mRNA 백신 개발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왕해나 기자)
아이진의 코로나19 백신 EG-COVID는 화이자·모더나의 백신 단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김 연구소장은 “기존 mRNA 백신은 체내 전달체로 지질나노입자 기술(LNP)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쓰이는 폴리에틸렌글라이콜(PEG)가 아낙필락시스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면역증강제로 개발된 양이온성 리포좀을 mRNA 전달체로 개량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단순해 동결건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영하 20~70도의 콜드체인이 필요한 기존 mRNA 백신과는 달리 2~8도 상온 유통, 최대 29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이진은 mRNA 백신의 인체 임상을 앞두고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최근 비임상 결과를 통해서는 모더나 백신과 유사한 수준의 중화항체(바이러스에 결합해 병원성을 저해하는 항체)형성을 입증했다. 시험 결과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시키는 중화항체역가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비임상 연구결과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소장은 “상반기말 임상 1상을 신청해 남은기간 1·2 임상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후반부에 임상 이후 내년말 인허가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화이자·모더나의 개발과정을 따라가고 있는 만큼 비임상에서 입증된 효능이 임상에서도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에도 기존 mRNA 백신과 대비해서 강점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영국발 변이에는 예방효능이 유지되지만 남아공 변이에서는 중화항체가 덜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김 연구소장은 “화이자와 모더나는 초기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을 이용해 백신을 만들었고 노바백스는 유럽에서 변이가 일어난 바이러스로 백신을 개발, 초기 개발 백신보다 높은 60%의 예방효능을 증명했다”면서 “아이진도 유럽형 바이러스로 백신을 개발한만큼 남아공 변이에 효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온다고 해도 단백질 백신은 새롭게 개발하기까지 6개월~1년이 걸리는 반면 mRNA 백신은 공정이 셋팅돼있을 경우 2달이면 나오기 때문에 변이에 대응하기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했다.

아이진이 mRNA 백신 개발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기존에 대상포진 개발 경험이 있어서다. 아이진의 코로나19 백신은 배상포진 백신 EG-HZ와 전달체는 비슷하고 항원만 다른 물질이다. 그는 “호주에서 EG-HZ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했는데 결과는 기다리는 중이지만 효능과 안전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시 동결건조 기법을 개발했고 mRNA 백신에 적용했다”고 했다. 아이진은 늦어도 내년 초에는 2·3상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중견 백신기업과는 기술수출을 논의 중이며 2·3분기에 기술수출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이진은 물질 혈관 안정화 시켜줄 수 있는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당뇨망막증치료제, 욕창 및 창상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당뇨망막증치료제의 경우에는 유럽에서 임상 2a상,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완료하고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미국에서도 임상 2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른 백신 개발사들이 그렇듯이 아이진도 개발 비용에 대한 고민이 깊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아이진 등 백신 개발 기업에 예산과 실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규모나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신속프로그램을 통해서 국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mRNA에 특화된 지원프로그램은 없는 상태다. 프로그램도 연구개발 단계보다는 심사와 허가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소장은 “임상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시험을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회사 사이즈가 작다보니까 많이 할 수 없다”면서 “재정이 충분했다면 올해초 발표한 결과를 지난해말에는 보고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mRNA 백신을 위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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