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쇼크' 테슬라…中 저가공세·美 시장둔화 '첩첩산중'

테슬라 1분기 38만대 인도…전년比 8.5%↓
BYD 30만대 앞질러…예상치 벗어나 주가 5%↓
中 저가 공세, 美 시장 둔화…성장 비관론
가격할인 경쟁심화, 하이브리드 공세에 ‘대위기’
  • 등록 2024-04-03 오후 7:25:39

    수정 2024-04-04 오후 5:14:29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대위기다. 올해 1분기에 워런 버핏이 투자한 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로부터 작년 4분기에 내준 ‘전기차 1위’ 왕좌를 탈환했지만, 전 세계 전기차 시장 둔화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글로벌 판매량은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했으며, 중국의 저가 공세와 미국 시장에서 성장 정체에 발목이 잡혔다. 하이브리드 차량(HEV)을 주력으로 한 토요타 등 일본자동차 업체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테슬라 모델3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무릎 꿇은 테슬라…4년 만에 역성장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 1분기(1~3월) 차량 인도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라고 밝혔다. 이는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인도 규모로, 2020년 2분기(4~6월) 이후 15분기 만에 첫 하락세다. 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7000대)도 크게 밑돌았다.

테슬라는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 어려움을 겪었고, 화재 탓에 독일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월가에서 테슬라 낙관론자로 알려진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나쁜 분기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번 실적은 설명하기 어려운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예상치를 빗나간 실적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4.9% 하락한 166.63달러로 마감했다. 올 초 250달러에 육박했던 주가는 지난달 15일(163.57달러)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16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전기차 판매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약 33% 떨어지며, 시가총액은 2021년 1조달러를 기록한 이후 거의 ‘반 토막’이 됐다.

테슬라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었지만, 작년 4분기 BYD에 내준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은 건 그나마 위안거리다. BYD의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30만114만대를 기록했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던 지난 4분기와 비교하면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42% 급감했다. 앞서 BYD는 지난해 4분기(52만6409대)를 기록, 테슬라(48만4507대)를 분기 판매에서 처음으로 앞지른 바 있다.

일각에선 아직 안심하기에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와 라인업 노후로 압박이 가중되고 있어 향후 몇 달 내에 다시 BYD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테슬라의 판매 성장은 모델3와 모델Y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만, 2025년 후반까지 신차를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2024년 성장률이 작년 수준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분기별 테슬라 인도량 추이(그래픽=문승용 기자)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하이브리드 강세

더욱 큰 문제는 수익성 악화다. 전기차 시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 수요 둔화에 따라 가격 인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 매출이 90%를 차지하는 BYD는 “전기가 석유보다 저렴하다”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연초부터 거의 모든 라인업의 가격을 낮춰 가격 인하 경쟁에 불을 댕겼다. 이에 중국 내 지리자동차 등 경쟁사들도 뒤따라 가격 인하에 동참했고, 최근 중국의 가전업체 샤오미까지 첫 전기차를 출시하며 테슬라를 더욱 궁지에 몰고 있다. 샤오미의 SU7 표준형 모델이 21만5900위안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테슬라 주력인 모델3 최저가(24만5900위안)보다 10% 이상 저렴하다.

저가 전기차 경쟁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컨설팅회사 악릭스파트너스의 스티븐 다이어 디렉터는 FT에 “중국에서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 고객들은 ‘잠깐 기다렸다가 바닥에서 사겠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판매 속도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의 정체도 테슬라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미국 에너지부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12월 신차 판매의 8%를 차지했던 전기차 비중은 올해 2월 6%로 내려앉았다.

또 미국에서 충전 인프라 부족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HEV의 약진도 테슬라엔 악재다. 토요타는 올해 1분기 미국에서 HEV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20만6850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둔화한 반면, 전기차보다 저렴하고, 따로 충전 필요 없이 사용하기 쉬운 HEV의 인기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분석했다.

미·중 갈등 고조 속에 테슬라가 중국으로부터 공급망 분리가 어렵다는 점도 난관으로 꼽힌다. 실제 테슬라는 미국공장에서 작년 중국에서 이미 출시된 모델3 부분변경 모델 생산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미국에서 출시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도 중국산 부품 없이 양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가전기업 샤오미의 첫 전기 자동차 ‘샤오미 SU7 모델’이 전시돼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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