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슬기로운 투자생활]침체의 골 키우는 ETF…마이클버리가 또 맞았다

'빅쇼트' 실제 주인공 마이클버리, 이번 폭락장서도 수익
ETF서 패닉셀 나오며 침체골 깊어져…연준도 비슷한 경고
  • 등록 2020-03-16 오후 5:55:02

    수정 2020-03-16 오후 5:55:02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 헤지펀드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의 대표인 그는 이번 폭락장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비결에는 요 근래 시장이 왜 이렇게 급격하게 내렸는지에 대한 힌트가 숨어 있습니다.

마이클 버리는 최근 블룸버그 통신에 “꽤 큰 폭(Significant)의 약세장에 베팅했는데 당장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행 중인 데다 유가 폭락까지 겹쳐지며 크레딧 시장의 위험까지 부각된 한 주 동안 톡톡한 수익을 올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반드시 ‘패시브 버블’을 완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약세장과 패시브 버블이 무슨 상관이기에 그는 이렇게 언급한 걸까요? 사실 여기에 빠르고 깊었던 최근의 폭락장의 이유가 암시돼 있습니다. 패시브 투자자들이 패닉셀에 나서면서 폭락을 더욱 부추겼다는 겁니다.

패시브 투자란 개별 종목(액티브)이 아닌 지수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종목은 하락해도 평균 지수는 덜 내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지수는 오른다는 생각에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투자 방식 중 하나로 선택하고 있죠. 대부분 대형주에 집중돼 있는 패시브 투자는 최근 그 세력을 급격히 키워왔고,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액티브 투자 규모의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습니다.

마이클 버리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은 이 패시브 투자가 현재 버블 수준이며, 폭락할 땐 무서운 패닉셀(Panic sell)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나름 안전한 투자라고 생각해 패시브에 투자한 사람들인데, 예상했던 수준의 수익률이 안 나올 것 같다고 느껴지면 허겁지겁 팔아치울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패시브 투자의 경우 몇몇 대형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들의 패닉셀이 계속될 수록 지수의 하락폭은 더 커집니다. 심지어 요즘엔 알고리즘까지 시장에 가세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거나 모종의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기계적으로 ETF를 팔아대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비슷한 경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연준은 레버리지 ETF 및 인버스 ETF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방향성이든 극대화하는 투자전략이기 때문에 급등하든 급락하든 그 폭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짚은 바 있죠.

이 때문인지 최근 하락장은 주가 조정의 속도가 역사상 가장 빨랐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S&P500이 고점 대비 20% 하락하는 데 1929년엔 42일 걸려 이제까지 최단기간을 기록했는데, 이번엔 2월 19일 이후 단 16일 만에 주가가 고점 대비 26.7%나 하락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274일) 때보다, IT버블(353일) 당시보다도 더 빠르고 깊게 주가가 폭락한 겁니다.

당분간은 이같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내놓고 일본은행이 ETF를 더 사주겠다던 날(16일), 코스피 지수는 3%나 하락한 게 그 방증입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공조가 나왔음에도 하락추세를 이어가는 시장. 백약이 무효한 시장에서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져만 가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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