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두산중공업發 구조조정..글로벌 금융위기후 최악 상황 직면

탈원전 직격탄 주력계열사 두산重 재무구조 비상
두산重 절연시키는 지배구조 개편 이뤄질지 주목
  • 등록 2020-03-31 오후 6:28:47

    수정 2020-03-31 오후 7:03:33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확장한 두산그룹이 주력계열사인 두산중공업발(發) 구조조정에 휩싸였다. 두산그룹이 중공업(중후장대)그룹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2001년 인수했던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이 구조조정의 트리거(trigger)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이는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지배 구조 때문이다.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누적 적자는 지난해말 기준 1조5000억원에 달할 만큼 현금흐름과 재무구조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특히 두산그룹의 이번 유동성 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에는 밥캣(현 두산밥캣) 인수(2007년)를 위해 약 29억 달러(3조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빚을 낸 것이 발목을 잡았었다. 두산그룹은 이에 곧바로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비(非) 주력사업을 정리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키로 한 것이다.

2009년 6월 병뚜껑 제조업체 삼화왕관 사업부문과 버거킹, KFC 등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SRS코리아 등 두 개 회사와 함께 방산업체인 두산DST와 한국우주항공산업(KAI) 지분 전량(20.54%)을 총 7808억원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후 2016년말에 매각을 완료했다. 여기에 포장용기 업체 테크팩까지 매각하면서 확보한 자금은 총 1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두산엔진을 매각했으며 두산밥캣 내 비(非)건설기계 부문인 포터블파워사업부도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렵게 넘긴 두산그룹이 다시 10여년 만에 두산중공업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중공업 분야의 사업다각화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이 발목을 잡았다면 현재는 그룹의 주력사업인 두산중공업의 경영판단 미스와 실적악화가 위기를 불렀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에너지산업이 신재생에너지로 재편되는 흐름을 도외시한채 무리하게 석탄화력과 원자력발전 위주의 사업구조를 고집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에너지전환정책이 본격화하고 원전사업이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대신 두산중공업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가스터빈과 풍력발전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유동성 확보 차원의 지속적인 자산매각 구조조정 로드 맵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며 “하지만 세계 발전시장 침체·석탄화력 수요 저하와 맞물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두산중공업이 실적악화에 몰리면서 또다시 그룹 전체가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산중공업 부실화로 자칫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험에 빠질 경우 주력사업인 두산중공업 자체를 매각해야 할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추진할 자구안에 관심이 쏠린다”고 했다.

단위=억원, 별도 기준, 자료=두산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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