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위기 속 승기 잡은 조원태…김신배 '막판변수' 부상

국민연금, 조원태 사내이사 연임 찬성
코로나19 따른 위기로 현 경영진 유리 판단한 듯
견제 차원서 김신배 찬성…사내이사 합류는 힘들듯
  • 등록 2020-03-26 오후 5:17:16

    수정 2020-03-26 오후 5:49:30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vs 반(反) 조원태 3자연합’ 분쟁에서 26일 국민연금이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의 손을 들어준 데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닥친 항공업계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3자연합에서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에게 찬성표를 던지면서 양측의 불편한 동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지분 2.9%를 보유하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는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현 경영진을 교체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3자연합에 대해 “주체 구성원들의 이해 관계가 불투명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제안한 후보의 전문성이 특별히 이사회 측 후보보다 더 높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위기에서 이해관계가 불투명한 새로운 경영진보다는 현 경영진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3자연합에서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인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사업본부장에 대해서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을 내린 것도 3자연합 추천 후보의 전문성에 의구심을 던진 KCGS의 권고를 따랐다는 평가다.

결국 국민연금이 조 회장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조 회장은 우군인 델타항공과 카카오, 대한항공 자가보험 등을 합쳐 37.24%에서 40%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사내이사 안건 통과를 위한 의결권 과반수 찬성을 확보한 셈으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지난 2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KCGI 주최로 열린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국민연금이 3자연합에서 추천한 김신배 후보에 대해서도 찬성 의견을 낸 것은 막판 변수다.

국민연금이 김 후보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린 것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내부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견제 차원의 목소리가 나온 것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만일 김 후보가 사내이사로 임명될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극한의 대립 중인 양측의 후보가 함께 회사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다소 불편한 상황 놓이게 된다.

특히 3자연합에서 조 회장의 전면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금년 주총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기업 운영을 두고 번번이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항공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례 없는 어려움에 부닥친 가운데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김 후보가 사내이사로 임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분율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국민연금이 찬성한다고 해서 김 후보가 사내이사가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나머지 의결권을 쥐고 있는 주주들도 둘의 불편한 동거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