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한진칼의 지분 2.9%를 보유하며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는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 것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현 경영진을 교체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3자연합에 대해 “주체 구성원들의 이해 관계가 불투명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제안한 후보의 전문성이 특별히 이사회 측 후보보다 더 높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위기에서 이해관계가 불투명한 새로운 경영진보다는 현 경영진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더 효율적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3자연합에서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인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사업본부장에 대해서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정을 내린 것도 3자연합 추천 후보의 전문성에 의구심을 던진 KCGS의 권고를 따랐다는 평가다.
|
국민연금이 김 후보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린 것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내부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견제 차원의 목소리가 나온 것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만일 김 후보가 사내이사로 임명될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극한의 대립 중인 양측의 후보가 함께 회사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다소 불편한 상황 놓이게 된다.
하지만 김 후보가 사내이사로 임명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분율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국민연금이 찬성한다고 해서 김 후보가 사내이사가 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나머지 의결권을 쥐고 있는 주주들도 둘의 불편한 동거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