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두산重 경영난, 文정부 탈원전 정책 때문일까

글로벌 에너지 시장 침체 속..'해외석탄발전·국내 원전' 과도한 의존 결과 해석
에너지 전환 정책 이전부터 경영 악화..탈원전 '촉매제' 역할로 누적 순손실 1兆
탈원전 대응 적기 놓치며 경영난 가중..가스터빈 등 신사업으로 사업구조 재편중
  • 등록 2020-02-20 오후 6:01:01

    수정 2020-02-20 오후 6:01:01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두산중공업이 만5년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그 직접적인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원전 사업부문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리며 직격탄을 맞았다는 해석이 비등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탈원전 정책이 낳은 한국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의 신호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해외석탄발전’ 과도한 의존..탈원전 대응 적기 놓쳐

하지만 정부, 학계 등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실적 악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침체되는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국해외석탄발전과 국내 원전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주장한다. 실제 두산중공업의 경영실적 악화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이전부터 악화 일로를 걸었다. 적자전환(두산중공업 별도기준)된 2015년 이후 4년간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만 1조원에 이른다. 지난 해에도 수천억원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면서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는 가운데 탈원전이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7차 전력수급계획(2015~2029년)에 포함됐던 원전, 석탄발전 프로젝트들이 제8차 전력수급계획(2017.12)에서 취소되며 수주대상이 급감(7~8조원)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만 국내 원전이 차지하는 사업비중은 15~20%인 반면 석탄발전사업은 70~80% 정도로 탈원전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에너지전환포럼이 최근 5년간(2014년~2018년)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원전관련 수주계약은 2조1000억원 가량의 신고리 5, 6호기 주기기 계약을 한 2014년을 제외하면 4.3~10.8%에 불과하고 해외석탄발전 관련 수주계약은 최대 83.6%에 달했다. 하지만 2018년은 무실적(건설 포함)을 기록하며 수익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석탄발전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았던 셈이다. 세계 석탄화력 신규발주는 감소 추세이며 석탄발전 최종투자결정(Final Investment Decisions)은 2016년이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수주 실적. (단위: 억원) 자료: 에너지전환포럼,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
산업부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최근 수년간 세계 발전시장 침체, 특히 석탄화력 발주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세계 전력시장 투자 역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 전력 투자의 약 40%가 재생에너지 분야”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외신을 인용해 세계적 에너지 전환 추세로 과거 전통에너지 중심의 글로벌 발전업체 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멘스(Siemens), GE의 경우 각각 원전사업과 화석연료 중심의 전력사업부를 포기하거나 축소하고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전환, 확대중이다. 2018년 세계 에너지원별 투자금액은 재생에너지가 전년 2980억달러에서 3040억달러(352조원)로 늘었으며 석탄발전과 가스 등 화석연료는 전년 1320억달러에서 1270억달러(147조원)로 줄어들었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단위면적당 석탄발전과 원전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도 신규 석탄과 원전을 언제까지나 늘릴 수 없는 상황으로 어차피 축소될 시장이었다”며 “국내외 시장과 정책의 변화를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원전과 석탄발전 산업을 고집한 두산중공업 경영진 오판의 결과가 현재의 경영악화로 귀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돌파구는..가스터빈·풍력·수소 등 재생에너지 사업 총력

위기에 처한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풍력, 수소 등 신사업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두산중공업이 사업다각화를 추진중인 신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수요창출, R&D 기반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가스터빈 관련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 방안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그간 전량 수입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표로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으며 지난해 세계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 고효율 가스터빈이다.

이종욱 두산중공업 소재·제조개발센터장(상무)은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며 “1500℃가 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 등 이번에 개발한 270MW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사업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 (사진=두산중공업)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발전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3MW급 풍력발전기 모델 WinDS3000TM 10기를 2017년 완공한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에 공급하기도 했다. 서남해해상풍력(60MW) 등에 참여해 현재까지 총 236.5MW(78기, 2019년 12월 기준)에 이르는 공급 실적도 보유 중이다. 정부는 서남해·신안 등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022년 상반기까지 285억원을 들여 8㎿급 풍력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2024년까지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개발에 38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두산중공업이 제주시 한경면 해상에 설치한 30MW급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발맞춰 다양한 수소 관련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4월 창원시와 손잡고 ‘수소액화 및 저장장치 개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영하 253도의 극저온에서 액체로 바뀌는 수소 성질을 이용해 수소를 액화 및 저장하는 국내 첫 수소액화플랜트로,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 3단계로 구성된 ‘수소밸류체인’ 가운데 저장·운송사업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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