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10번째, 문재인정부 들어 6번째다. 직전 도발은 지난 6월 8일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 발사였다. 이후 26일간 잠잠하던 북한은 이날 급작스럽게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하고 특별중대보고를 통해 성공 사실을 공표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케트(ICBM)인 ‘화성 14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전날(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친필 명령했다고 밝혔다.
北, 연초부터 ICBM 발사 예고…美에 “핵 협상 대상 아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ICBM 시험발사는 미국을 겨냥한 전략 도발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을 택한 이유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본 후에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노려 택일을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단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후 크게 기대할 게 없다고 생각한 것 갔다. 최대 압박쪽에 중심이 있었고 한미일 공조 쪽으로 노선이 정림되는 걸 보고 북한도 자기 갈 길을 가기로 선택한 것”이라며 “7.4 남북공동 선언 기념일 보다는 미국의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주의를 끌기 위해 오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번 발사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로 보인다. 북미 대화를 빨리 해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평화조약을 맺으려는게 북측의 의도”라며 “우리보다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시기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에도 미국의 국경일이자 연휴인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사일 도발을 감행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써왔다. 지난 2006년 7월5일에는 대포동 2호 시험 발사와 함께 노동미사일 2발을 쐈고, 2009년 7월 4일에는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G20 앞두고 존재감 과시…전략적 지위에 맞는 대우 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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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해 미·중 ·일·러 등이 모두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전제를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들의 핵 능력을 기정사실화 하고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역설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고유환 교수는 “ICBM은 6차 핵실험과 함께 ‘레드라인’으로 생각되는 건데 거기까지 간것은 자신들이 계획에 따라서 갈 것이다. 핵미사일 고도화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G20을 앞두고 국제사회 주요 국가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려는 의도이고, 전략적 지위에 맞는 국제사회의 대우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북한은 앞서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핵 폭발 시험의 성공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며,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연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ICBM 발사를 예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