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12년만의 대규모 유증…진정한 바이오株 거듭 날까

3일 3271억원 규모의 유·무상증자 결정한 에이치엘비
진양곤 대표이사 "리보세라닙 가치 확신한다"
오는 30일 주총서 '바이오 사업' 목적 추가도 논의
  • 등록 2020-03-04 오후 7:10:30

    수정 2020-03-04 오후 7:10:3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자금부족이라는 악성 루머에 시달려오면서도 사업의 불확실성을 주주들에게 전가할 수 없다는 생각에 주주배정 방식의 증자를 해온 적이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리보세라닙의 가치에 대한 충분한 확신이 있는만큼 ‘박수 받는 증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를 에이치엘비(028300)의 원대한 목표인 ‘확신과 확장’ 원년으로 삼겠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는 32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한 지난 3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규모 유상증자와 더불어 오는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는 바이오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본격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진=에이치엘비 유튜브 채널 갈무리)


12년만의 대규모 유상증자… ‘리보세라닙’ 사업 관련

에이치엘비는 지난 3일 총 3271억원 규모로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무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이후 12년만에 실시하는 대규모 증자다. 이번 증자를 거치면 에이치엘비의 자본금은 45억원, 주식수는 현재 발행주식총수의 약 10% 규모인 903만주 늘어나게 된다. 보유 지분에 따라 진 대표이사(8.91%)가 약 230억원, 여기에 특수관계인 9인을 포함(15.22%)하면 약 508억원 규모의 참여가 이뤄진다.

유상증자는 배정비율 10%, 할인율 20%이 적용되며, 10% 무상증자도 이뤄진다. 기준일은 오는 4월 20일이다.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총액 인수 조건으로 이번 증자를 진행하게 된다. 증자 금액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2553억원, 영업양수자금으로 607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70억원, 운영자금으로 40억원 등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증자는 이 회사가 보유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사업의 확장이 주요 목적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증자 금액 중 약 60%에 해당하는 2360억원은 에이치엘비가 지난해 11월 편입한 자회사 엘레바와의 합병 관련 비용이다. 엘레바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합병 계약에 따라 엘레바 기존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라며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과 시판 허가시 성공 보수를 현금으로 지급하게 돼 있어 이를 조만간 지급하기 위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지분 취득을 결정한 면역 치료제 개발업체인 미국 이뮤노믹 테라퓨틱스의 유상증자 참여에 약 364억원, 리보세라닙 원천기술의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의 특허를 보유한 미국 어드벤첸 연구소로부터 권리를 양도받기 위해 약 608억원을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회사는 오는 30일 예정된 주주총회에는 정관 일부 변경을 논의해 본격적인 바이오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공시에 따르면 사업 목적에 의약품 원료 개발과 생산, 판매업 등 바이오 관련 정관이 추가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본래 에이치엘비는 ‘현대라이프보트’의 준말인 만큼 구명정 제조가 본업으로 현재 업종이 운송장비·부품으로 분류돼 있는 상태다. 이와 더불어 진양곤 대표이사를 비롯한 에이치엘비 내부 임원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안건도 논의될 예정이다.

본격 바이오社 거듭난다는 계획이지만 의문도 여전

회사는 이처럼 바이오 사업에 대한 청사진과 함께 대규모 유증을 알렸지만, 시장에서는 리보세라닙 관련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차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힌 이후 넉달 뒤인 10월엔 글로벌 임상 3상 효과가 입증됐다고 발표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허가 신청을 받을 확률이 높다고 번복했다. 이 과정에서 에이치엘비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에이치엘비는 임상 3상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에 지난해 6월 27일과 28일 연달아 하한가를 찍으며 6월 49% 넘게, 7월에는 23% 넘게 주가가 빠졌다. 그러다가 8월부터 10월 세 달간 네 배 남짓 폭등하며 한때 장중 주가는 21만39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시가총액 역시 10월 한 달만에 5위에서 2위까지 올라온 후 현재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뒤를 잇는 명실상부한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을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증자와 더불어 진양곤 대표이사가 넥스트사이언스(003580)의 주식을 약 7억원을 들여 11만주 넘게 사들인 점을 거론하며 “넥스트사이언스를 통해 본업과는 관계 없는 건강 음료인 콤부차 사업에 나서려는 의도”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결국 바이오 업종인만큼 기본적으로는 ‘지나친 낙관’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은 중국에서 시판이 이뤄지는 약물이어서 회사도 어느 정도 시판 허가 등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도 “막연한 기대감이나 실망감에 따라 움직이는 바이오 업종의 특성상 무조건 긍정적 접근하는 것은 권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4일 에이치엘비는 전 거래일 대비 4.05%(3800원)내린 9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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